美 월터리드(육군 병원) "막강 미군의 힘, 우리 병원서 나온다"

입력 2011.06.15 03:00 | 수정 2011.06.15 06:07

한국 軍병원, 삼성·아산병원 수준 구상… 그 모델 병원을 가다
절단 환자 재활시설이 핵심 - 초일류 의사들 800여명 포진, 대당 10억대 첨단 기기 활용 50여명 의사들 달라붙어 다시 걷고 뛰게 도와줘
오는 9월 재도약 준비 - 해군국립병원과 통합, 초대형 의료시설로 재탄생

열악한 군 의료실태가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는 요즘, 군 관계자들은 미국의 월터리드 육군 병원 얘기를 많이 꺼낸다. 그곳에 다녀온 적이 있다는 군 장성은 "병원에 '미군의 전투력은 우리 병원에서 나온다'는 캐치프레이즈가 걸려 있었다"면서 "전장에서 목숨만 살아오는 병사를 모두 전사(戰士)로 부활시킬 수 있다는 의료진의 자신감과 병사들의 신뢰가 부러웠다"고 전했다.

13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북쪽에 위치한 월터리드 미 육군병원(WRAMC). 역대 미 육군의무사령관의 사진이 전시돼 있는 1층 로비 한쪽 테이블에서 왼쪽 다리에 티타늄 의족을 단 한 병사가 가족들과 샌드위치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병사는 이라크전에 참전했다 다리가 절단되는 부상을 입고 월터리드 병원에서 수술과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때 세상이 끝났다는 생각도 했지만 이곳의 훌륭한 의료진에게 치료를 받으며 생각이 바뀌었다. 언젠가는 부대로 복귀하고 싶다"고 했다. 로비 위에는 '전사들 치료의 고향'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오바마 취임 전날 월터리드 찾아

1909년 설립된 월터리드 육군병원은 지난 100년간 미군의 치료·재활에 있어 상징과도 같은 역할을 해온 곳이다. 1·2차 세계대전과 6·25전, 베트남전,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에서 부상당한 미군들을 진료해온 세계 최고 수준의 미국 군의료시설 중에서도 특히 높은 명성을 누려왔다.

월터리드엔 각 분야의 일류 의사 800여명을 비롯해 직원 3500명이 근무한다. 1일 평균 외래환자 수는 2500명, 1일 입원환자 수는 약 250명, 총 병상 수는 398개다. 20개 진료과목을 운영하고 있으며, 화상센터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센터, 재활센터는 각국 의사들이 찾아와 노하우를 배워갈 정도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취임 전날 이곳을 찾아 부상 장병들과 시간을 보낸 것은 미국민이 월터리드로 상징되는 군 의료시설에 얼마나 자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지 보여준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재활시설

월터리드의 수많은 시설 중 다른 나라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것은 절단 환자 재활시설이다. 이곳에선 절단환자들의 재활 치료를 보다 과학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대당 10억원이 넘는 컴퓨터그래픽재활환경(CAREN) 기기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이 제공하는 360도 가상환경 속에서 환자들은 다시 걷고 뛰는 것은 물론, 자전거·스키·요트·모터사이클 타는 법까지 배울 수 있다. 여기에 50여명의 정신과 의사, 외상성 뇌손상 전문가, 작업치료사, 물리치료사, 보철 전문가들이 달라붙어 지원한다.

지난해에는 이라크전에서 미군 헬기 조종사로 참전했다 두 다리를 모두 잃은 태미 덕워스 국가보훈부 차관보가 이곳에서 재활 치료를 받은 뒤 고정날개 항공기 조종사 자격증을 따 다시 비행을 할 수 있게 된 과정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런 월터리드도 한때 불명예를 겪었다. 2007년 워싱턴포스트(WP)가 "월터리드의 장병들이 예상 외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는 보도를 한 것이다. 이로 인해 병원장, 육군장관, 육군의무사령관이 모두 경질됐다. 하지만 월터리드는 이를 계기로 내부 개혁을 단행했고, 다시 명성을 되찾았다.

"평생 국가가 보호" 베트남 전쟁에서 부상을 당한 존 루슨씨가 지난해 8월 워싱턴 DC 월터리드 미 육군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이 병원은 1·2차 세계대전 등 미국이 치른 주요 전투에서 부상당한 장병들을 진료해 온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시설이다. 한 세대 전 전투에서 왼쪽 다리를 잃은 루슨씨도 평생 국가의 보호를 받고 있다. /블룸버그
군 의료 복합시설로 통합예정

월터리드는 오는 9월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기지재배치 계획에 따라 역시 최고 수준의 군 병원인 인근 메릴랜드 베세스다의 해군국립병원(NNMC) 부지로 이전·통합하는 것이다.

13억달러(약 1조4000억원)가 투입된 이 프로젝트로 월터리드·NNMC 통합병원은 100만㎡ 부지의 최신 시설에 의료진 포함 1만여명이 근무하고 연간 100만명 이상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군 의료 복합시설로 거듭난다.

NNMC 샌디 딘 공보담당관은 "미군 의료시설의 양대 축인 두 병원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부상 장병을 위한 치료 수준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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