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데스크] 아슬아슬한 소셜테이너들

입력 2011.06.13 22:17 | 수정 2011.06.13 22:28

김민철 사회정책부 차장

배우 김여진씨는 12일 오전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고공 크레인 시위에 참여했다가 긴급체포됐다. 김씨는 연행 도중 일단 훈방으로 풀려났다. 김씨는 전날 오후 서울 등 전국에서 버스를 타고 영도조선소에 집결해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는 '희망버스 행사'에 참여한 뒤, 크레인에 오르는 등 시위에 참여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요즘 선박 수주 감소에 따른 정리해고를 둘러싸고 심각한 노사분쟁을 겪고 있다. 김씨는 이에 앞서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원했고, 얼마 전에는 트위터에 전두환 전 대통령을 "당신은 학살자"라고 했다가 모 정당의 자문위원으로부터 '미친 X'이라는 욕설을 듣는 등 적극적으로 사회적 이슈의 현장에 뛰어들고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며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연예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회 참여 연예인'을 뜻하는 '소셜테이너'라는 말도 생겼다. 정치에 참여하는 연예인을 뜻하는 '폴리테이너'와는 좀 다른 개념이다.

김제동씨(좌)와 김여진씨
방송사회자 김제동씨도 최근 인터넷상에서 화제다. 김씨는 등록금 인하를 주장하며 집회를 벌이는 대학생들에게 500만원을 전달하며 학생들과 전경들을 위해 써달라고 했다. 대학생들이 김씨 돈으로 햄버거를 사서 경찰에게 주려고 했지만 받지 않자 그냥 바닥에 놓고 갔다. 이 모습이 마치 경찰을 모욕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는 논란이 일자 김씨는 트위터를 통해 "원인 제공 책임이 제게도 있으니 상처받은 분들께 사과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가수 박혜경씨도 대표적인 소셜테이너다. 박씨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 자녀를 지원하고 있고, 얼마 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반값 등록금' 집회 현장에서 하이힐을 벗고 플라스틱 의자 위에 양발을 걸친 채 노래를 열창했다.

연예인들이 사회적 이슈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개입하는 것을 이상하게 볼 일은 아니다. 우리 사회가 그 정도 포용력도 없을 정도로 옹졸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중들에게 영향력이 큰 이들의 발언과 활동은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켜 문제를 보다 빨리 풀리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공 크레인 시위 등 최근 일부 소셜테이너들의 언행은 어쩐지 좀 아슬아슬하다. 민감하고 복잡한 이슈에 대한 자기주장을 즉각 즉각 트위터에 올리고, 곧바로 현장에 뛰어드는 것은 좀 성급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자칫 2008년 광우병 시위 당시 자신의 미니홈피에 "광우병 쇠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털어넣겠다"는 글을 올렸던 김규리(김민선)씨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까 걱정이 드는 것이다.

소셜테이너들의 힘은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 힘을 바탕으로 사회적 이슈에 개입하려면 일반인보다 더 신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견해가 첨예하게 갈리는 정파적인 문제보다는 보편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이슈부터 관심을 갖는 것은 어떨까. 소셜테이너들이 이슈 선택과 언행에서 절제력을 보일수록 대중의 사랑을 잃지 않고 "진짜 개념 있다"는 말도 들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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