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된 성 김(Kim·51) 대북 특사의 한국 이름은 '성용'이다. 검사 출신인데 외교관으로 전직해 역량을 인정받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1960년생인 그는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서울에서 살았다. 1970년대 중반 주일(駐日) 한국대사관에 근무했던 부친이 공직을 떠나면서 가족이 모두 미국 캘리포니아주(州)로 이민을 갔다. 김 특사는 이후 펜실베이니아대를 졸업, 로욜라 로스쿨을 거쳐 검사 생활을 하다가 외교관이 됐다.
김 특사는 지난 2003년 주한 미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근무하면서 북한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이후 북핵 6자회담에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했으며, 북한을 10차례 이상 방문했다. 2006년 주한 미대사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차관보에 의해 국무부 한국과장으로 발탁돼 전시 전작권 전환, 북한 핵문제, 한국 대통령 선거 등과 관련된 업무를 처리했다.
이어 2008년 9월 상원 인준 청문회를 거쳐 '대사(大使)' 타이틀을 얻은 후, 6자회담 수석대표 겸 대북 특사로 일해왔다. 한국말이 능하지만 북한과 협상할 때는 반드시 영어를 사용한다.
한반도 관련 사안에 정통한 김 특사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고속 승진을 하며 중요한 역할을 맡았으며, 오바마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로부터도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그를 퍼스트 네임인 '성'으로 부른다.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대북정책 결정과정에서 그에게 많이 의존해왔다. 또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톰 도닐런 국가안보보좌관, 데니스 맥도너 부보좌관, 다니엘 러셀 아·태담당 선임보좌관과의 관계도 긴밀하다.
당초 주한 대사에는 조 도노반 국무부 동아태 수석 차관보가 유력하게 검토됐으나,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계인 게리 로크 상무장관을 주중 대사로 지명한 뒤 중국과 미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한국계인 김 특사를 적극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결국 2009년 6월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발표한 '한미동맹 미래 비전'을 상징할 수 있는 인물이면서, 한국과 한국계 미국인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김 특사를 주한 미대사로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특사는 주한 미국대사관 외에 일본과 홍콩 등에서도 근무했다. 이화여대 미대 출신의 한국 여성과 결혼해 두 딸을 두고 있으며. 워싱턴 DC 근교 버지니아주에 거주하고 있다.
입력 2011.06.04. 07:24업데이트 2011.06.0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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