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30일 진보신당이 통합진보정당의 정책으로 "북한의 3대 세습 반대 입장을 채택하자"고 요구한 데 대해 "분단의 이분법"이라며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3대 세습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을 경우 ‘북한을 찬양하는 것 아니냐’고 공격을 받을 것 같으니 미리 ‘저는 그런 사람 아니다’고 하는 것은 쉬운 대처법”이라면서 “저라도 (북한을 비판하지 않으면 친북이라는) 분단의 이분법이 잘못됐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뿌리깊은 분단의식을 극복하는 것은 진보정당이 커나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며 “(통합)진보정당을 새롭게 만들어놓고 또다시 (북한을 비판하는) 말을 안 하면 종북세력이라며 동료에게 상처를 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즉각 반발했다. 한 네티즌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남쪽에서는 (대통령에게) 독재자라 외치고, 진짜 독재 세습에 대해서는 엉뚱한 말이나 한다”고 비판했다. 또 “재벌 세습은 반대하면서 북한의 권력 세습은 이분법이라고 한다면 누가 납득할 수 있을까”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 대표의 발언을 옹호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한 네티즌은 “3대 세습을 인정하자는 게 아니라 나무에 연연해 숲을 못 보는 우를 범치 말자는 것이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민노당, 진보신당 등 진보진영은 9월 통합진보정당 건설을 목표로 이달 말까지 통합정당의 정책을 합의해 결정한다는 방침이었으나, 북한의 3대 세습 문제 등에 대한 이견 때문에 지난 26일 이후 공식적인 접촉 일정을 잡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