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신장 이어… 몽골족(中 네이멍구 자치구)도 대규모 反中시위

입력 2011.05.30 03:10

中 네이멍구에 계엄령
"석탄 캐가고 환경 망친다" 운송 트럭 막아선 유목민 그냥 치고 지나가 사망
수천명 모여 "해방" 외쳐… 무장경찰 동원, 학교 휴교

중국 소수민족 거주지역 중에서 비교적 정세가 안정된 것으로 평가돼온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에서 소수민족인 몽골(蒙古)족에 의한 대규모 시위사태가 발생해 중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서부의 티베트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에 이어 네이멍구에서도 소요가 일어남에 따라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동북쪽의 시린하오터(錫林浩特)시 일대에서 지난 23일부터 과도한 석탄 채굴과 초원 환경 파손 등에 항의하는 몽골족의 대규모 반정부시위가 발생해 이 지역이 사실상 계엄 상태에 들어갔다고 로이터가 29일 보도했다.

◆유목민 사망사건이 발단

이번 시위의 발단은 지난 10일 네이멍구 동북쪽 초원지대의 시우치(西烏旗)에 있는 한 석탄광산에서 시작됐다. 석탄을 운송하는 대형 트럭들이 울퉁불퉁해진 기존 운송도로를 피해 초원을 가로질러 운행하면서 초원이 망가지자 현지 유목민 30여명이 트럭 운행 저지에 나섰다. 주민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트럭이 그대로 지나가려 하자, 유목민 메르겐(34)이 그 앞을 막아섰다. 하지만 트럭은 그대로 그를 치고 지나갔다. 메르겐은 머리 부위를 크게 다쳐 현장에서 즉사했다.

5일 뒤인 지난 15일에는 인근 아바가치(阿巴�M旗)의 한 석탄광산에서 광산업체측이 메르겐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몽골족 근로자들을 집단 구타해 1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당하는 사건도 일어났다고 독일 도이체벨레 방송이 보도했다.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의 시린하오터시(市)에서 지난 23일 수백 명의 유목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시위를 벌이자 경찰과 예비군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해 체포하고 있다. 이번 시위사태는 한 몽골인 유목민이 중국인이 모는 트럭에 치여 사망한 것이 계기가 됐지만 그 이면에는 최근 에너지 확보를 위해 무리하게 네이멍구 지역의 석탄을 개발해 온 중국 정부에 대한 반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 뉴시스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의 시린하오터시(市)에서 지난 23일 수백 명의 유목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시위를 벌이자 경찰과 예비군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해 체포하고 있다. 이번 시위사태는 한 몽골인 유목민이 중국인이 모는 트럭에 치여 사망한 것이 계기가 됐지만 그 이면에는 최근 에너지 확보를 위해 무리하게 네이멍구 지역의 석탄을 개발해 온 중국 정부에 대한 반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 뉴시스
◆반정부 구호까지 등장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23일부터 이 지역의 중심도시인 시린하오터와 시우치 등지에서는 수백 명 규모의 시위가 발생했다. 메르겐을 숨지게 한 한족(漢族) 운전사 2명이 가벼운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시위가 격화됐다. 지난 24일에는 이 일대 중심 도시인 시린하오터에서 노란색과 푸른색 상의를 통일해 입은 수천 명의 시민과 중·고교생, 대학생 등이 시정부 청사로 몰려가 항의시위를 벌였다. 시위 현장에서는 '몽골을 해방시키자. 몽골은 몽골족의 것이다'는 등의 반정부 구호도 등장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7일부터 무장경찰을 동원해 시위를 막고, 각급 학교를 휴교시키는 등 현지에 계엄령을 내렸다.

중국 당국은 또 한족 운전사 2명에 대한 엄정 처벌방침을 밝히고, 메르겐의 유족에게 손해배상을 하는 등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후춘화(胡春華) 네이멍구자치구 당서기는 이날 관영 언론에 나와 "가해 운전자들을 엄정하게 처벌하고, 유족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사태는 28일부터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자원 확보 위한 난개발이 근본 원인

이번 사태는 경제 발전에 필요한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지난 수년간 네이멍구 지역의 풍부한 석탄을 무리하게 개발한 것이 주원인이다. 30여개의 국영 석탄업체들이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네이멍구 곳곳에서 석탄 광산을 난개발 하는 과정에서 몽골족 유목민의 생활 기반인 초원이 크게 파괴된 것이다. 2002년 1억t에 불과했던 네이멍구의 석탄 생산량은 지난해 7억5000만t으로 불어나 중국 내 최대 석탄생산기지가 됐다.

☞ 네이멍구 자치구

티베트자치구,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닝샤(寧夏)회족자치구 등과 함께 중국 내 5대 소수민족 자치구 중 하나이다. 북쪽으로 몽골·러시아와 인접해 있으며, 국경선이 4200㎞에 이른다. 중국의 전체 몽골족 인구는 600여만 명으로 중국 내 55개 소수민족 중 비교적 규모가 크다. 하지만 티베트족이나 위구르족과 달리 중국 정부의 통치에 비교적 순응해 왔다. 중국 국내외에서 분리·독립단체와 인사가 활동 중이지만 세력은 미미하다. 중국 공산당은 1947년 중국 최초의 성(省)급 소수민족 자치구로 네이멍구자치구를 설치했다. 네이멍구자치구의 2400여만 명 인구 가운데 몽골족의 비중은 약 20%가량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한족(漢族)이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