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을 노리고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참가한 선수들이 한두 명이 아니라 수십 명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중에는 국가대표급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프로축구 선수 출신 A씨는 27일 "한 경기 승부조작에는 보통 3~5명의 선수가 가담한다"며 "승부조작이 최근 3년간 기승을 부린 만큼 이미 팀을 떠난 선수까지 합해 선수 50여명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검찰 조사에서 드러난 정황을 봐도 승부조작 가담자의 수는 생각보다 많다. 구속된 골키퍼 성모씨의 해당 구단을 통해 파악한 결과, 선수 한 명에게 약속된 승부조작 사례금은 2000만~3000만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에 구속된 브로커들이 2경기 승부조작을 위해 건넨 돈이 2억2000만원이었기 때문에 7~11명이 포섭대상이었다는 의미다.

축구전문가 B씨는 "승부조작은 1년에 한 팀당 2~3차례 정도이므로 16개 구단에서 가담자를 모조리 색출하면 연인원은 100명을 훨씬 넘을 것"이라며 "중복 가담자들이 많다고 해도 50여명은 가담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창원지검 곽규홍 차장검사는 최근 "승부조작 수사대상은 확정하지 않았다"며 "혐의가 드러나는 사람은 전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축구 16개 구단은 지난해 자체적으로 승부조작 의심자를 색출했고, 이들의 명단을 '블랙리스트'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들의 블랙리스트에는 전·현직 국가대표가 포함됐다는 주장이 축구계 내부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구단들은 블랙리스트를 공유하면서 선수 트레이드 때 승부조작 선수들을 걸러내는 데 활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