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노한 MB "은진수 비리 성역없이 수사하라"

조선일보
  • 권대열 기자
    입력 2011.05.27 03:06 | 수정 2011.05.27 10:54

    "정권 후반기 기강해이 안돼" 청와대 직원들 질책
    최근 비서관급 人事 놓고 '살생부' 돌아 청와대 뒤숭숭
    과거 정권들도 임기 4년차때 각종 게이트·비리로 흔들… "권력 장악력 떨어지나" 우려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오후 4시 30분쯤 은진수 감사위원의 사표를 수리한 뒤 민정수석비서관실로 내려와 직원들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성역 없이 모든 사안을 철저히 조사해 사실 관계를 낱낱이 밝혀 국민 앞에 공개하라"며 "정권 후반기로 가더라도 공직기강이 해이해진 모습이 나타나선 안 된다. 비리에 대해서는 한 치의 관용도 없이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말고 철저히 조사해 엄정히 조치하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이 어떤 의심도 갖지 않도록 우리와 관련된 문제일수록 더 철저히 해야 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 철저히 밝혀내 문제 있는 사람은 누구든 처벌하라"고 지시했다.

    李대통령, 모내기하고 막걸리 한사발 - 밀짚모자를 쓴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26일 충북 충주시 주덕읍 화곡리에서 주민들과 함께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이 대통령은“올 한해 농사가 잘되고 충주, 충북, 대한민국의 풍년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참모진들과 함께 모판을 옮기고 이앙기를 직접 운전하면서 지역 주민 40여명과 2200여㎡의 논에 모를 심었다. /최순호 기자 choish@chosun.com

    이 대통령이 이처럼 '격노'한 가운데 청와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일부 직원들은 "임기 4년차 청와대 증후군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들은 "은 위원의 혐의 자체는 사실 관계가 드러나 봐야 알겠지만 이런 일이 시작됐다는 자체가 나쁜 신호"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은 위원 사건이 정부 '내부자 제보'에 의해 알려진 것 아니냐며 권력의 공직사회 장악력이 떨어지는 조짐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노태우 정부 때의 수서택지 특혜 비리, 김영삼 정부 때의 한보·김현철 게이트, 김대중 정부 때의 정현준·진승현·이용호 게이트와 아들 비리 등이 4년차를 지나면서 나타났다. 노무현 정부 때는 더 빨라서 3년차를 지나면서 러시아 유전·행담도 개발 의혹 등이 터졌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집권 4년차가 되면 측근 비리가, 5년차가 되면 친·인척 비리가 밝혀지게 돼 있다"고 했었다. 그래서인지 여권 내부에서는 최근 들어 'L 의원의 저축은행 배후설' '실세 P씨의 비리 연루설' '여권 고위관계자 C씨 정치자금 의혹' 등이 퍼지고 있다.

    여기에다 청와대는 내부 인사(人事) 논란까지 겹쳐 술렁이고 있다. 4·27 재·보선 이후 개편이 예상됐던 청와대 수석급 인사가 '오리무중'이 되면서 1~2급에 해당하는 비서관급 인사가 먼저 있을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이 대통령이 "내년 선거에 나갈 사람은 5월 중에 거취를 정하라"고 했다는 말이 알려지면서 이성권 시민사회비서관 등 몇몇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비서관은 "나는 물러나지 않겠다"며 '시위'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5일에는 정체불명의 '교체 비서관 7명 명단'이란 게 돌았다. 27일로 잡힌 이임 장관 만찬에 이 대통령이 "수석들도 전원 참석하라"고 한 것을 놓고도 "수석들에 대한 송별 만찬을 겸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돌고 있다. 한 여권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이 머지않아 (이런 상황을) 정리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조선일보DB
    26일 충북 충주시 주덕읍 화곡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푸른농촌 농민과 함께 모내기 행사를 가졌다. 모심기를 마친 후 이대통령은 푸른농촌 농민들과 함께 막걸리를 마시는 등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최순호 기자 chois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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