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을 지냈던 은진수 감사원 감사위원(차관급)이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최근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사정당국 고위 관계자는 이날 "검찰이 부산저축은행이 은 위원에게 로비를 벌였고 또 은 위원을 통해서 여권 고위 인사들을 접촉했다는 정황을 발견, 최근 은 위원에게 검찰에 나오라는 통보를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정당국 관계자는 "은 위원은 소환 통보를 받고 현재 병가를 내서 심경을 정리 중"이라며 "조만간 감사위원직에서 물러난 뒤, 검찰 소환에 응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은 위원은 부산저축은행측의 부탁을 받고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 위원은 24일 "대장 폴립(혹처럼 돌출한 것) 제거 수술을 받으려 한다"며 이틀간 병가를 냈고, 25일 병가를 하루 더 연장했다.
감사원측은 이에 대해 "은 위원이 정계 진출을 위해 감사위원직 사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았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라고 했다.
은 위원은 2004년 한나라당 대변인을 지냈으며 이명박 후보가 2007년 12월 대선에서 당선된 후,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법무행정분과 상임자문위원을 맡았었다.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이 'BBK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때는 이 대통령의 변호인으로도 활동했었다. 본지는 은 위원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편 삼화저축은행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이석환)는 이 은행 대주주 신삼길(53·구속 기소)씨가 금융감독원 고위 간부 김모씨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김씨는 골프 접대와 향응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삼화저축은행의 다른 대주주이자 금융 브로커인 이모(52)씨도 정·관계 로비에 가담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삼화저축은행에서 불법 대출한 돈으로 코스닥 기업을 인수한 뒤 방송통신위원회가 선정하는 제4세대 이동통신사업 등에 진출한다는 재료를 흘려 주가를 조작하고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수배됐다. 이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사위 전모(46)씨를 관련 기업 대표로 영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