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가 주목하는 한인 화가 "비엔날레 출품작 재료는 한지"

입력 2011.05.17 03:01

독일서 활동 서수경씨

독일에서 활동하는 세오(34·한국명 서수경)는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화가다. 그러나 캔버스에 그림 그리고 한지(韓紙)를 덧붙이는 독특한 창작으로 서구의 미술 애호가들을 사로잡고 있다. 뉴욕현대미술관(MoMA)도 그녀의 콜라주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세오가 다음 달 4일부터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제54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작품을 선보인다. 개인전과 그룹전에 동시 출품한다. 세오는 "두 전시에 동시 출품하는 흔치 않은 기회를 갖게 돼 가슴 떨린다"고 했다. 베를린 중심가에 있는 그의 작업실은 휑했다. "출품할 작품들을 베니스로 보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오가 독일 땅을 밟은 것은 10년 전이다. 조선대 미대 재학 시절 독일을 대표하는 표현주의 계열 구성작가 게오르그 바셀리츠에 흠뻑 빠졌던 그녀는 졸업하자마자 '6개월 안에 바셀리츠의 제자가 되자'며 짐을 쌌다.

세오는 캔버스에 유화로 밑그림을 그린 다음 색색의 한지를 2×1㎝ 정도 크기로 찢어 그 위에 붙이는 작업을 통해 작품을 만든다. 예전에는 꽃·소녀·새 등의 자연을 그렸지만 비엔날레에 출품하며 새로운 세계에 도전한다. '빅뱅(우주의 탄생)'의 모습을 재현하는 독특한 시도다. 그는 "주제를 '나의 소우주'로 하고, 내 안의 에너지를 캔버스에 표출하고 싶었다. 한지를 다이아몬드 형태로 찢어 비슷한 색끼리 중심에서 밖으로 퍼져 나가는 모습을 담아보았다"고 했다.

한지는 전주에서 제작된 것을 공수해 썼다. 세오는 "베를린에도 한지와 비슷한 종이가 있긴 하지만 질감이나 색 표현 능력에서 우리의 전통 한지를 못 따라간다"고 했다.

개인전에서는 세계적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의 둘째 아들로 팝 음악가인 다비드 바렌보임(28)과 함께 '사운드 콜라주'라는 기법을 선보인다. 그녀가 어떤 현상 혹은 사물을 생각한 후 그것을 바렌보임에게 설명하면, 바렌보임이 그에 걸맞은 사운드를 찾아내 덧붙이는 방식이다. 전시관 가운데 설치된 직사각형 모양의 상자 안에 있는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들려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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