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네티즌이 조선족 브로커를 통해 북한 해커부대에 거액을 주고 온라인게임 해킹 프로그램을 받아와 돈벌이에 이용한 혐의가 드러나 검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김영대)는 인기 온라인게임 '리니지' 이용자인 임모(49)씨가 작년 8월 조선족 브로커인 김모씨를 통해 중국 선양(瀋陽)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통일전선부 산하 해커부대에 거액을 제공하고 해킹 프로그램 개발을 부탁한 혐의를 잡고 수사하고 있다.

임씨가 개발을 의뢰한 프로그램은 리니지 게임에서 괴물을 자동으로 사냥해 아이템이나 게임머니를 모으는 '오토(auto)프로그램'이라는 프로그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임씨의 이메일 등을 압수수색해 임씨가 브로커 김씨로부터 실제로 이 오토프로그램을 건네받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임씨가 오토프로그램을 가동해 게임머니를 끌어모은 뒤 환전해 상당한 이익을 얻은 단서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임씨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 해킹 프로그램을 북한 해커부대가 만들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수사에서 북한 해커부대의 관련이 확인될 경우 북한 해커부대의 중국 내 활동이 처음으로 드러나게 된다.

지난달 농협 전산망 마비 공격이나 작년과 올해 디도스(DDos) 공격은 모두 중국의 인터넷 주소(IP)를 경유했다. 또 북한 해커들이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을 무대로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밝혀졌다. 북한은 해커부대를 동원해 정부부처·금융기관 등의 주요 전산망뿐만 아니라 온라인게임 공간까지 침투하며 국내 온라인 전체를 해킹 대상으로 노리고 있는 것이다.

리니지는 누적 가입 회원만 1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온라인게임이다. 일부 이용자들이 해킹으로 다른 사람의 무기 같은 아이템을 훔치거나 아이템을 살 수 있는 게임머니를 현금 거래하는 등 부작용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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