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네 명 중 세 명이 안경을 써야 할 정도로 청소년 시력이 떨어진 것은 과도한 학습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른바 '학교 근시'다.

늘 눈앞에 있는 책에다 초점을 맞추느라 눈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한 탓에 먼 곳을 보는 시력 조절 능력을 차츰 잃게 된 것이다.

어두운 곳에서 장시간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로 눈을 혹사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한승한 교수는 "학생들이 근시를 막으려면 충분히 밝은 곳에서 50분 책을 읽고 10분은 먼 곳을 보는 식으로 눈을 쉬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까운 곳을 보느라 긴장된 눈의 초점 조절 근육을 먼 곳을 보면서 풀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 학생과 호주로 이민 간 일본 학생들의 시력을 비교했더니 일본 학생들에게 근시가 많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면서 "야외 활동이 많아 자주 먼 곳을 보는 호주의 일본인 학생들은 근시 비율이 훨씬 낮았다"고 말했다.

너무 가까이에 책을 두고 보는 습관이 굳어지면 가성(假性) 근시의 위험도 있다. 오랫동안 가까운 것만 보다 보니 초점 조절 근육이 수축된 상태로 굳어져 실제보다 시력이 나쁘게 나오는 증세다. 그 시력에 맞춰 안경을 쓰면 가성근시는 더 심해지고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겪을 수 있으니 전문의의 진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