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하면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 것입니다. 품위 있는 저택이 정원에 월풀이 있는, 요상한 카지노로 바뀌겠지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백악관 외신기자협회 연례 만찬을 통해 자신의 출생 논란을 제기해온 트럼프에 '복수의 한 방'을 날렸다. 한 주 전 하와이에서 태어났음을 드러내는 출생증명서를 공개한 오바마는 만찬에 참석한 트럼프를 향해 "'인류가 정말 달에 착륙했을까', '로스웰 UFO 착륙사건의 진상은 무엇일까' 같은 더 진지한 이슈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만찬에는 정치인·언론인·기업인 등 약 2500명이 참석했으며 트럼프와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등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들도 여럿 참여했다.

이번 만찬의 최대 수혜자는 존 헌츠먼 전 주중 대사였다. 오바마가 "헌츠먼은 주중 대사로 일하려고 중국어를 배운 게 아니라 미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영어를 배운 사람"이라고 말하자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2009년 8월부터 20개월간 주중 대사로 일하고 지난달 29일 미국으로 복귀한 헌츠먼은 2012년 대선에서 오바마에 맞설 공화당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MSNBC는 “헌츠먼은 백악관 외신기자협회 만찬에 맞춰 귀국해 영향력 있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복귀를 성공적으로 알렸다. 중국에서 지낸 동안의 공백을 만회할 절묘한 타이밍이었다”고 전했다. 대사 부임 전 유타주(州)의 공화당 출신 주지사였던 헌츠먼이 공식 출마 선언을 한 것은 아니지만 ABC는 헌츠먼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헌츠먼은 대선 출마를 진지하게 고려 중이며 대선 캠페인을 위한 기본 틀을 잡아 놓은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