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한양대학교는 공과대학을 중심으로 성장해왔습니다. 한양 공대 출신은 대한민국 근대화를 이끈 핵심 멤버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지요. 앞으로는 인문·상경계열도 과거 공대 못지않은 우수 대학으로 키울 것입니다."
올해 2월 취임한 한양대 오차환 입학처장(자연과학부 물리학과 교수)은 올해 한양대 입시 전형 변화의 '키워드'로 인문·상경계열 우수 인재 선발을 꼽았다. 이를 위해 신설된 것이 '브레인 한양'(수시 1차) 전형이다. 기존 수학 및 과학 분야의 탁월한 능력이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했던 공학인재전형(2012학년도 145명 선발)에 사회과학부, 정책학과, 경제금융학부, 경영학부, 파이낸스경영학과 등 인문·상경 대표 5개 학과별 20명씩 총 100명을 확대 선발한다. 지원자격은 2010년 2월 이후 졸업(예정)자로 공과대학은 교과 및 비교과 각 50%로 인문·상경의 경우 학업계획서와 공인어학성적(영어→TOEFL·TEPS, 중국어→HSK·신HSK, 일본어→JLPT·신JLPT) 각 50%로 선발하며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적용된다. 합격자에게는 장학금, 해외 어학연수, 고시반 우선권 등 특전이 주어진다.
오 입학처장은 "공학 분야와 더불어 인문·상경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인재를 뽑자는 취지로 도입된 전형인 만큼 어학성적을 비중 있게 반영한다. 언어별로 상·중·하로 기준을 정해 반영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충족 조건을 갖춘 학생이라면 학업계획서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수시 2차 일반 우수자 전형의 인문·상경, 정책학과, 파이낸스 경영학과의 선발 인원이 총 100명 축소됐다.
이·공계 진학 희망자의 경우 '수리사고평가' 도입을 눈여겨봐야 한다. 수시 1차 학업우수자 전형 중 의예과와 과학고등학교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하는 한양우수과학인 전형의 경우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수리사고평가를 통해 선발한다. 기존 이과 논술 전형을 단순화한 것으로 수리·과학 영역에 재능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것이다. 오 교수는 "생물과 화학, 물리와 생물, 물리와 화학 등 수리와 과학 영역을 유기적으로 엮는 종합적인 문제를 출제해 단순 개념을 얼마나 심층적으로 이해하는지를 평가한다. 기존 논술보다 난도는 다소 낮아지며 5월 말 중 모의 출제 문제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학업 우수자 전형 중 의예과 7명과 한양우수과학인 전형 144명을 선발한다.
2012학년도 한양대 입시 전형에서 또 다른 큰 변화는 자연계열의 인문·상경계 교차 지원이 사실상 금지된다는 점이다. 인문·상경계의 수능 반영 영역이 2011학년도 수리 '가' 또는 '나', 사탐 또는 과탐에서 2012학년도에는 수리 '나'와 사탐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수리 '가' 또는 과탐 응시자는 인문·상경계 지원이 불가능하다. 반면 체육학과의 경우 탐구 반영영역을 기존 과탐에서 사탐과 과탐으로 확대했다. [표 1 참조]
이에 대해 오 처장은 "지난해까지 자연계열의 인문·상경계 교차 지원을 허용했으나 지원자가 미미해 이를 폐지했다. 체육학과의 경우 생체학, 운동학 등을 다루기 때문에 이과를 대상으로 선발했으나 스포츠 산업학 등 사회적 활동 영역이 증가함에 따라 인문학 베이스를 가진 학생들에게도 지원 기회를 확대하게 됐다"고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의 논술 축소 방침에 따라 논술의 반영 비율도 줄어든다. 수시 2차의 일반우수자, 글로벌한양의 논술 반영 비율이 줄며,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가정과 국가유공자 및 사회기여자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사랑의 실천 전형의 경우 논술을 폐지하고 학생부(50%)와 서류평가(50%)를 기준으로 입학사정관 전형을 실시한다. 전형별로 교과와 비교과, 서류의 반영 비율이 5~10% 증가하고 논술의 비중은 10% 축소됐다. [표2 참조]
오 처장은 "올해 한양대 입시는 논술의 영향력이 다소 줄고 교과 비교과 비중 커지겠지만, 논술을 무시할 수는 없다. 특히 많은 학생이 응시하는 수시 2차 일반 우수자 전형의 경우 여전히 논술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문과의 경우 수능의 제시문을 이과의 경우 수학문제를 주관식으로 풀어본다는 생각으로 대비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