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경기도 수원시 이목동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색색의 꽃이 핀 이곳 표본 온실에 캄보디아인 14명이 '새마을중앙연수원' 글씨가 적힌 초록색 조끼를 맞춰 입은 채 들어섰다. 지난 18일부터 9박10일 일정으로 새마을운동을 배우기 위해 방한한 '캄보디아 연수팀이다. 캄보디아 동남부 프레이벵주(州) 관료들과 주 내 캄포투날·소난차이 마을 지도자들로 구성됐다.

꽃잎을 만지고 향을 맡아보는 캄보디아인들에게 윤형권 과학원 소속 박사가 "캄보디아엔 꽃이 없느냐"고 묻자, 통역 체첸바(27)씨가 "있지만 색은 그리 화려하지 않다"고 답했다.

새마을운동을 배우러 온 캄보디아 연수팀이 21일 수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들러 꽃 재배 요령을 듣고 있다.

윤 박사는 자신의 말을 경청하고 받아 적는 연수생들에게 "더운 날씨에선 꽃의 색이 화려하게 안 나오고 산 중턱이나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게 좋다. 여기 꽃은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된다"고 설명했다.

요크 디(57) 부지사는 "온도·습도 조절이 가능한 비닐하우스가 인상적이다. 한국에서 자라는 작물 씨앗들을 가져다 키우고 싶다"고 했다. 농민 소 삼낭(22)은 "여기서 배운 재배 요령 등을 마을 주민에게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연수에 참여한 두 마을은 2009년 새마을운동 시범마을로 지정된 뒤 1인당 소득이 80달러에서 400달러로 5배가량 높아졌다고 한다. 연수팀은 한국의 선진 농법을 직접 배우려 꾸려졌다.

2007년 캄보디아 캄퐁트날 마을에서 한국의 새마을운동 관계자들과 주민들이 진입로를 놓고 있다.

새마을운동은 이렇듯 '국가 브랜드'로서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다. 1991년 몽골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84개국에서 5만여명이 새마을 운동 학습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현재 미얀마·캄보디아·네팔 등 아시아 6개국, 콩고민주공화국·우간다·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6개국 등 12개 나라가 한국형 농촌발전모델 'saemaulundong'을 접목하고 있다.

판타 나바라즈(44) 네팔 새마을회장은 "네팔 내전이 한창이던 2003년 새마을운동 도입 초기부터 농민들의 호응을 얻었다"며 "농업 기계화와 채소 수출로 인한 소득향상 외에도 문맹퇴치 등 큰 성과를 올려 새마을운동 동참인구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새마을운동의 실천 방안을 깊이 검토하고 있다. 캄보디아에 뿌리내리도록 힘쓰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창영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 국제사회교육부장은 "환경 개선·소득증대·의식개혁 세 분야를 동시 진행한다는 점에 개발도상국이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