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이나 시장에서 흔히 채소를 야채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아 원예 종사자로서 그냥 지나치기가 좀 머쓱하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야채는 ‘들에서 자라나는 나물’, 채소는 ‘밭에서 기르는 농작물’이라고 되어 있다. 야채라는 말이 산채(山菜)처럼 신선한 느낌이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요즘에는 채소보다 야채라는 용어를 더 자주 접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야채는 우리말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옛 기록들을 보면 한국·중국·일본이 채소, 소채라는 단어를 사용해 왔다. 그러다가 일본에서 상용한자를 제정하면서 어려운 '소(蔬)'자를 제외하게 되었고, 이후 채소를 야채(野菜·야사이·やさい)라고 쓰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써 온 '채소'란 말을 버리고 굳이 일본식 한자 이름인 '야채'로 부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가정과 식당, 시장에서도 채소라는 용어를 즐겨 쓰자. 더 나아가 순 우리말로 '남새'나 '푸성귀' 등으로 사용해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