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1억 5000만원 버는 탤런트가 택시 회사에 취업한 이유

  • 조선닷컴
    입력 2011.04.20 09:15 | 수정 2011.04.20 09:18

    건강보험제도의 허점을 노려 실제로 출연료·임대료 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저(低) 연봉 근로자로 위장취업, 한 달에 수십~수백만원의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은 연예인·자영업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고 동아일보가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자료를 입수, 지난해 위장취업을 해 보험료를 줄인 지역가입자는 1114명으로 2009년 488명에 비해 2.3배 늘었다고 전했다. 위장취업 지역가입자들로부터 환수한 보험료도 2010년 73억1000만원으로 2009년 31억2000만원보다 2.3배 증가했다.

    1989년 데뷔한 탤런트 이모(45)씨는 2009년 1월 지인의 택시회사에 취업해 월 90만 원을 받는다고 건강보험공단에 신고했다. 당시 그가 납부한 건강보험료는 월 2만2860원으로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중 최저 수준이다. 하지만 그의 실제 연소득은 1억5000만 원이고 주택 건물 토지 등 재산 가치는 4억5000만 원이 넘었다. 그가 지역가입자로 건강보험에 가입했다면 월 43만 원을 보험료로 내야 했다.

    2009년 6월 건보공단이 그를 ‘위장취업자’로 의심했다. 그는 건보공단 직원들에게 “택시회사 홍보대사로 일한다”고 둘러댔다. 하지만 직원들이 ‘매일 택시회사에 나가느냐’고 묻자 위장취업임을 실토하고 6개월 치 보험료 258만 원을 납부했다. 하지만 한 달 후 장인이 임원으로 있는 에너지 회사에서 월 보수 84만 원을 받고 일한다고 신고해 또다시 보험료 줄이기를 시도했다. 그의 행동은 따뜻하고 신사다운 이미지와는 딴판이었다.

    재산이나 소득이 많은 지역가입자가 직장가입자로 위장하면 보험료가 많이 줄어든다. 이번에 위장취업으로 적발된 지역가입자들은 연예인, 고액 재산가 등 부유층이다.

    유형별로 보면 지역가입자에서 직장가입자로 변경한 뒤 보험료를 크게 줄인 ‘직역 변동’이 가장 많다. 소비자용품 수리점을 운영하는 박모(60)씨는 연 임대소득이 8억 원이고 토지, 대형 자동차 등 재산이 10억 원이다. 그는 월 140만 원의 보험료 납부 대상자였지만 지인의 회사에 위장취업해 월 5만 원의 보험료만 내다 지난해 적발됐다.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하자마자 저소득 직장가입자로 신고하는 사람도 있다. 김모(43)씨는 2009년 5월 임대소득 2억5000만 원이 생겨 남편의 건강보험 피부양자에서 탈락하자 석 달 뒤 지인의 전기 설비 회사에 취업했다고 신고했다. 그가 내야 하는 보험료는 29만 원에서 2만6000원으로 줄었다.

    현 제도로는 위장취업으로 판명돼도 덜 낸 보험료를 납부하면 그만이다. 공단 측 관계자는 “고액 재산가들의 건물 임대 소득, 금융 소득 등을 빠뜨리지 않고 파악해 건보료를 부과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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