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 서명 20만명 넘어

입력 2011.04.18 03:00

서울市長측 "내달까지 발의요건 충족 41만여명 서명"
10월 전후해 주민투표 가능… 民主선 "불법서명" 문제 제기

"아이들 급식비 안 내서 엄청 좋던데, 왜 반대해요?"

"잘 사는 사람들한테도 공짜 급식하는 건 낭비니까 막아야죠."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동 입구에 마련된 '무상급식 저지 주민투표' 가두서명장은 무상급식 찬·반론으로 시끌벅적했다. 주민투표는 서울시의회가 실시하고 있는 '100% 무상급식'을 저지하기 위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던진 승부수다. '무상급식반대 복지포퓰리즘 추방운동본부'가 주축이 돼 진행하고 있는 서명작업은 이날 처음 거리로 나섰다. 인사동에는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회원 20여명이 나서 "서명에 동참해 달라"고 소리쳤다. 여대생들은 '무상급식=저질급식, 못 먹겠어요'라는 피켓을 들고 시민들을 서명 테이블로 이끌었다.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나온 한 시민이 17일 서울 인사동 입구에 마련된 ‘무상급식 저지 주민투표’ 가두서명장에서 주민투표 청구안에 서명하고 있다. 17일 현재 서명자가 20만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주부 이지윤(43·강남구 대치동)씨는 "무상급식은 꼭 필요한 애들만 하는 게 맞다"며 서명했다. 하지만 많은 시민들은 "나중에 하겠다"며 그냥 지나갔다. 한 시민은 "무상급식은 꼭 해야 한다"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이날 오전 1시간 동안 100여명이 이곳에서 서명에 동참했다.

◆주민투표 서명 반환점 돌았다

오 시장측은 이날 "이제 시작이다. 17일 현재 주민투표 서명자가 20만명을 넘긴 것으로 안다"고 했다. 지난 2월 11일 '주민투표 청구 서명 절차'가 개시된 지 두 달 만에 주민투표 발의를 위해 필요한 서명자 수(41만8000명)의 절반을 채운 것이다. 오 시장측은 "시민들의 서명을 받을 수 있는 '서명 위임자'가 3만8000명이나 된다"며 "이런 추세면 5월 중순쯤 주민투표 발의요건을 충족하고, 6월까지는 60만명의 서명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주부터 서울 50개 지역에서 가두서명에 나설 예정인 운동본부는 6월까지 서명을 마감한 뒤 서울시에 주민투표를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투표가 청구되면 서울시의 심의를 거쳐 시장이 주민투표를 발의하게 된다. 각종 검증 절차 등을 감안하면 10월을 전후해 투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 등에서는 "대리 서명 등 불법 서명운동이 이뤄지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결과 상관없이 대선 기선 잡는 효과

주민투표가 열리더라도 투표의 유효성 기준인 '투표율 33.3%'를 채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2005년 이후 재·보선 평균 투표율은 34%였다. 다만 2000년대 들어 실시된 제주·청주·경주 등의 주민투표는 기준을 넘겼다.

투표율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많은 학부모들이 무상급식의 혜택을 보는 현 상황에서 무상급식 반대표를 절반 이상 끌어낼 수 있을지가 2차 관문이다. 주민투표에 실패하면 오 시장은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오 시장은 이에 대해 "주민투표는 민주당의 무상 복지 공약 시리즈에 맞서는 포퓰리즘과의 싸움"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한 측근은 "지금은 한나라당과 서울지역 의원들이 다소 소극적이지만 막상 주민투표가 진행되면 전면전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주민투표가 내년 총선·대선 기선잡기 싸움이 될 가능성이 많은데 가만있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오 시장측은 이를 통해 여권 내의 '반(反)포퓰리즘 투사'의 이미지를 분명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미래포럼 등 160여개 시민단체로 결성된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100% 무상급식 저지 주민투표 발의를 위한 서명운동'을 열고 시민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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