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이 비싼 와인과 싸구려 와인의 맛 차이를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을까? 영국 과학자들은 최근 실험을 통해 싸구려 와인과 비싼 와인의 차이를 제대로 알기는 어려우니 비싼 와인을 마시는 것은 돈 낭비이자 시간 낭비란 결론을 내렸다고 영국의 텔레그래프가 13일 보도했다.

영국 허트포드셔대학 심리학과 리처드 와이즈맨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열린 에든버러 과학페스티벌에서 일반인 578명을 상대로 3~4파운드(약 7000원)짜리 싸구려 와인과 10~30파운드(1만8000~5만원)짜리 중급 와인(레드와인과 화이트 화인 각각 4종)을 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눈을 가리고 맛을 비교하는 실험)를 실시했다.

와인 시음자에게 어느 쪽이 더 비싼 와인인지 맞혀보게 했다. 비싼 와인을 구분해낸 사람의 비율은 평균 50%였다. 둘 중 아무거나 하나를 골라 정답을 맞힐 확률과 차이가 없었다는 얘기다.

심지어 3.49파운드(6000원)짜리와 15.99파운드(3만원)짜리가 비교 대상이 된 프랑스 보르도산(産) 레드 와인의 경우, 더 비싼 와인을 제대로 맞힌 정답자는 39%에 그쳤다.

와이즈맨 교수는 "요즘 같은 불황기에 이번 실험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싸구려 와인이나 비싼 와인이나 맛은 똑같다(그러니 싼 와인을 마셔라)"고 말했다. 하지만 와인잡지 편집장 가이 우드워드는 "어차피 맛은 주관적인 것이다. 비싼 와인이 주는 즐거움 중 하나는 그것이 비싸다는 사실 그 자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