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再選 위협할 도전자들] [1] 미트 롬니 '엄친아'로 자란 억만장자… 모르몬교가 약점

입력 2011.04.12 03:02 | 수정 2011.04.13 11:04

공화당 후보 여론조사서 항상 1~2위 선두권 유지
모르몬교 신자 대통령에 미국인 절반이 거부감

"난 워싱턴포스트와 킴 카다시안(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섹시 스타) 트위터를 읽기 전에는 하루 일과를 시작하지 못한다."

미트 롬니(Romney·64) 전 매사추세츠주지사는 지난 2월 인기 TV 토크쇼인 '데이비드 레터맨쇼'에 출연, 자신을 웃음 소재로 삼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노타이 차림으로 나와 "난 얼굴은 잘생겼지만 냄새는 별로다" 등 농담을 이어갔다. 최근에도 각종 토크쇼에서 롬니의 얼굴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한 정치 블로거는 이에 대해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롬니가 보수적이고 정형화된 모범생 이미지를 벗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0월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연설하고 있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부유한 가문 출신, 하버드대학 졸업, 성공한 기업인이자 주지사란 평가를 받는 롬니는 차기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에 맞설 가장 유력한 잠룡으로 점쳐지고 있는 인물이다. /게티이미지
화려한 스펙, 하지만 종교가 발목

잘생긴 외모, 명문가 태생, 성공한 경제인, 주지사, 2008년 대선주자…. 롬니의 '스펙'은 10여명에 달하는 공화당 잠룡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각종 공화당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1~2위를 벗어나지 않는 '확실한 선두권'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 여론조사에서도 21%로 1위를 차지했다. 2008년 공화당 경선에서 결국 고배를 마셨으나 일부 예비선거에서 1등을 하며 존 매케인 후보를 긴장시킨 저력도 갖췄다.

하지만 롬니에게는 다른 주자와 달리 '소수파 종교'라는 결정적 약점을 극복해야 하는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는 전체 미국인 중 2% 정도에 불과한 모르몬교 신자다.

문제는 모르몬교에 대한 거부감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2008년 대선 때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절반은 "모르몬교 신자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아주 불편'하다"고 답했다. 흑인 대통령과 여성 대통령에 대해 '환영하거나 편하다'고 답변한 비율이 각각 81%와 78%였던 것과 비교하면 넘어야 할 '벽'이 간단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치평론가 로렌스 오도넬은 공개 석상에서 "롬니는 노예제도를 옹호한 범죄자가 만든 종교를 믿는 것에 대해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롬니의 가장 큰 경쟁은 오바마가 아니라 '종교적 편견'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뚜렷한 보수 색채의 억만장자

롬니는 1947년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재벌가에서 태어났다. 부친 조지 롬니는 '아메리칸 모터스' 회장, 미시간주지사를 거쳐 1968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까지 나섰다. 롬니의 대선 도전은 대(代)를 잇는 셈이기도 하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롬니는 투자 컨설팅회사 베인앤컴퍼니사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내면서 큰돈을 벌었다. 추정 재산은 2억5000만달러. 그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았고 곧이어 매사추세츠주지사에 당선됐다.

뚜렷한 보수 성향의 롬니는 가장 진보적 성향의 매사추세츠주에서 동성(同性)결혼·낙태·감세정책 등을 두고 임기 내내 주의회·법원과 크고 작은 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이런 '잡음'이 공화당에서 그를 차기 주자군으로 주목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이다.

롬니는 대북 강경파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연설에서 "오만하고 망상에 사로잡힌 독재자(김정일)는 진지한 말과 찡그린 얼굴만으로는 제지할 수 없다. 오직 힘만이 효과적인 대북 억지력"이라고 했다.


모르몬교는?

미국인의 2%가 신자… 전 세계엔 1350만명
과거엔 일부다처제로 이단시되고 박해받아

1830년 뉴욕주의 농부 조셉 스미스가 창건한 모르몬교의 정식 명칭은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이다. 신약성서와 구약성서 외에 스미스가 하나님이 보낸 천사 모로나이의 지시에 따라 땅 속에 묻힌 고대 기록이 담긴 금판을 받아서 번역했다는 '모르몬경'을 기본 경전으로 삼고 있다.

모르몬교는 초기 일부다처주의를 인정한 점 때문에 이단시되고 박해를 받았다. 롬니의 고조부도 12명의 부인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는 1890년 일부다처제를 금지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모르몬교는 1847년 본부를 유타주의 솔트레이크로 옮기면서부터 교세를 확장했다. 교회측에 따르면 현재 신자는 전 세계 178개국 1350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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