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과 첨단IT는 상당히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 그러나 클래식 음악도 첨단IT를 통한 다양한 접근을 통해 진화하고 있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은 사실 그리 생소한 결합은 아니다. 영화 '다크 나이트'와 '인셉션'의 영화음악 작곡가 한스 짐머(Hans Zimmer)는 전자음악과 클래식을 접목한 색다른 시도로 주목받았으며, 명품 '구찌'와 '에트로'는 브랜드가 가진 전통적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덧씌운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우리는 과거를 재해석하고 미래까지 아우를 수 있는 '조화로움' 역시 좇고 있다. 기존 문화를 현대적으로 진화시키는 크로스오버 창작활동이 계속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만남은 언제 어디서나 매력적이다. 하루가 다른 IT시대에 고전적인 클래식의 아날로그 감성과 첨단 디지털 감각을 결합한 '유튜브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바로 이런 점에서 혁신적 시도였으며, 클래식 대중화에도 일조했다. 전 세계 33개국 101명의 단원은 동영상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선발됐다. 1차 선발 이후 유튜브 공식채널을 통해 온라인 투표가 진행됐으며, 단원들이 증강현실 악기로 연주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되는 등 모든 과정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4개월 동안 온라인 오디션과 연습 끝에 지난 3월 14일 전 세계 단원들이 시드니에 모였다. 최종 공연을 위해 일주일간 오프라인 리허설을 위해 처음으로 만난 자리였다. 마침내 3월 20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진행된 '유튜브 심포니 오케스트라' 최종 공연은 첨단IT와 클래식의 조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시켜 줬다. '글로벌 하모니'가 이뤄낸 감동의 무대는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으며, 전 세계 3070만·280만 사용자가 각각 PC와 스마트폰을 통해 시청했다. 세계적인 작곡가·DJ인 메이슨 베이츠(Mason Bates)는 이번 공연을 위해 특별히 작곡한 크로스오버 곡 '마더십(Mothership)'으로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고전적인 것이 지루하다고 여겨질 이유는 없다. 전통적인 가치를 부정하지 않고, 이를 현대적인 감각과 결합시켜 새로운 문화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진화라고 생각한다. 클래식 전공자로서 '유튜브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같은 첨단IT와 클래식의 조화, 시공간을 초월하는 혁신적인 시도가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