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창원시 일대에서 세계 군악·의장대 공연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박진감 넘치는 음악과 의장대의 절도 있는 동작은 지나던 창원시민의 발길을 붙잡았다. '2011진해세계군악의장 페스티벌' 현장이다.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이번 축제는 통합 창원시(창원·마산·진해)의 실질적인 원년을 맞은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행사로, 3개지역에서 찾아가는 게릴라콘서트, 거리퍼레이드, 프린지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첫날 저녁 진해구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개막식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5,000석의 자리가 관람객으로 가득 매워졌다. 전국 최대 벚꽃 축제로 불리는 '진해군항제'가 함께 열려 이 지역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 상당수도 자리를 함께 했다.
4회를 맞은 이번 축제는 국방부 전통의장대, 육·해·공군 군악대, 미7함대 군악대, 뉴질랜드 왕실해군군악대 등 5개국 17개 팀이 참가했다.
개막식 본 공연에서 한국의 육군은 국악 접목시켰고, 해군은 군악과 의장, 공군은 B-Boy와 함께하는 공연 기획으로 3군 3색의 콘셉트를 선보였다.
해외 군악대 중 네덜란드는 세계 유일의 자전거 군악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무대를 자유롭게 움직이는 군악대의 모습은 공연의 재미를 더했다.
뉴질랜드 군악대는 원주민 마오리족과 함께 색다른 공연을 펼쳤다. 공연 도중 악기를 내려놓은 군악대가 마오리족 전통 군무를 따라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 관람객들은 이들에게 웃음과 박수를 보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최경애(34.진해구 석동)씨는 "해를 거듭할수록 행사의 규모가 커지는 것 같다. 올해는 가족과 함께 나왔는데 공연을 보며 아이에게 세계 다양한 문화가 있음을 말해줬다. 교육에도 좋은 공연 같다"고 말했다.
행사 둘째 날에는 창원중앙대로에서 거리퍼레이드가 펼쳐졌다. 도청과 창원광장 사이 도로에는 퍼레이드를 보기 위한 관람객들로 가득 매워졌다.
우리나라 육군 군악대를 시작으로 모든 참가팀의 공연이 시작됐다. 관람객들은 공연에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고, 군악대는 이에 화답하듯 시민 가까이에서 군악과 의장 공연을 펼쳐갔다. 특히 눈앞에서 펼쳐지는 의장대의 총검술에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뉴질랜드의 마우리족이 등장하자 관람객들은 열렬히 환호를 보냈다. 마우리족은 특유의 표정을 지으며 관람객에게 다가갔고 시민들은 그들과 함께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퍼레이드를 관람하던 백은경(39.의창구 팔용동)씨는 "진해에서만 볼 수 있었던 군악의장페스티벌과 군항제를 창원에서도 볼 수 있어 좋다"며 "통합 창원시가 됐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는데 이번 행사를 보니 확실히 실감했고 통합하길 잘 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의 총감독을 맡은 이상수 공군중령은 "해병대의 발상지이자 해군의 모항인 창원에서 세계 각국의 군인들이 모여 음악을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며 공연 취지를 설명했고, "이번 행사는 지역 주민 간의 화합, 경제적 효과 창출, 교육적 기능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이번 '2011 진해세계군악의장페스티벌'에 참가자 수는 게릴라 콘서트, 프린지 공연 등을 약 9만 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찾아가는 게릴라 콘서트 11회, 프린지 공연 14회, 연합콘서트 2회, 거리 퍼레이드 1회, 개·폐막식 및 본공연 5회의 관람객을 더한 수치이다.
또 행사장을 찾지 못한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개막식 현장을 다음(Daum) tv팟으로 전국에 생중계했으며, 이날 관람 접속자수는 총 1만559명으로 집계됐다.
시 관계자는 "국내에서 세계군악의장행사를 관람할 수 있는 유일한 행사인 이번 축제가 지역민만 즐기는 축제가 아닌 전 국민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진해군항제'가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꽃, 빛, 희망'을 주제로 개최됐다. 올해는 옛 진해시의 벚꽃 명소 외에도 창원공단 도로, 신마산지역 산복도로 등 창원시 전역에서 펼쳐졌다.
중원 로터리 인근 여좌천(로망스 다리)에서 만난 조혜리(22.여)씨는 "작년 군항제보다 규모가 더 커진 것 같다"며 "진해에서만 열리던 행사가 창원시 곳곳에서 열려 볼거리가 다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