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했다는 이씨의 마늘밭은 화수분?

입력 2011.04.11 16:59

10일 오후 전북 김제시 금구면의 한 밭에서 수억원의 돈 뭉치가 발견되고 있다./뉴시스
10일 오후 전북 김제시 금구면의 한 밭에서 수억원의 돈 뭉치가 발견되고 있다./뉴시스
처남이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로 벌어들인 111억여원을 숨긴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이모(53·무직)씨의 마늘밭은 파면 팔수록 돈다발이 쏟아져 나오는 ‘화수분’이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전북 김제경찰서는 굴착기 기사 안모(52)씨의 신고를 받고 지난 8일 오후 6시 30분부터 김제시 금구면 선암리 이씨의 마늘밭 주변을 수색, 비닐로 싸인 통에서 3억원을 발견했다. 돈을 발견한 경찰은 이씨와 이씨 가족들을 추궁해 9일 오전 2시 30분쯤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음식점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또 10억원을 발견했다. 이 승용차는 이씨 아들(25)이 빌린 것이었다.

같은 날 오전 3시 40분쯤 이씨의 전주 아파트 금고에서도 1억 1500만원을 추가로 찾았다. 경찰은 이어 오전 11시 40분쯤 이씨 밭에서 플라스틱통 2개에 담긴 10억원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씨 처남이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170억원을 벌어들인 점을 확인하고, 지난 10일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다시 밭을 파기 시작했다. 굴착기 2대를 이용해 밭을 파내자 플라스틱 페인트통과 김치통 24개가 무더기로 나왔다. 여기에는 86억 6000만원이 들어 있었다. 돈이 든 통은 모두 밭 가장자리에 묻혀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2009년 4월부터 처남으로부터 거액을 받기 시작한 이씨는 처음에 아파트 다용도실과 침대 밑에 보관했다. 그러나 돈이 많이 불어나자 밭을 사서 밭에 돈을 묻기로 결심했다.

이씨는 지난해 5월 처남의 도움을 받아 김제시 금구면 선암리 밭 1000㎡(약 300평)를 8000만원에 구입했다. 원래 전북 전주시에 있는 아파트에 살던 이씨는 밭을 산 뒤인근 컨테이너 박스에 살면서 새벽·밤 시간대에 돈을 밭에 묻었다. 그리고 마늘과 상추, 파 등을 재배하면서 남의 눈을 피했다.

마을 사람들은 “이씨는 아침·저녁으로 구슬땀을 흘리며 밭을 갈던 부지런한 사람이었다”면서 “이씨가 밭에 그 많은 돈을 파묻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 밭 1m 아래까지 샅샅이 수색해 22만여 장의 지폐를 발견했다. 묶음으로만 2200개가 넘는다”면서 “혼자서 땅을 파고 돈뭉치를 묻느라 중노동을 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죄수익 은닉 규제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범죄수익금은 국고에 넘길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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