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구글 "세계 수억명 카드거래 정보 갖겠다"

입력 2011.04.11 03:00

독자적 결제 시스템 갖춘 스마트폰 곧 출시
사용 때마다 소비자 쇼핑·금융 정보 확보
마스터·씨티은행과 제휴… 광고주들에게 정보 넘겨 큰 수익 올리려는 전략

구글은 최근 미국 거대 금융회사 마스터카드·씨티그룹과 '스마트폰을 신용카드처럼 사용하고 쌍방향으로 활용하는 기술'(NFC·키워드) 분야의 신규사업 제휴를 맺었다. 구글은 연내 독자적인 '모바일 신용카드 결제시스템'을 만들어, 자사의 안드로이드용 스마트폰에 넣어 전 세계에 팔겠다는 전략이다. '지갑 없이 돈을 쓰는 시대'를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애플은 올 하반기 선보일 '아이폰5'에 NFC 기능을 넣을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자사의 독자 NFC 결제 시스템을 개발, 이를 아이폰 이용자들의 '금융 허브'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구글·애플 등 글로벌 거대 IT기업들이 '모바일 결제'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시장조사기관 IE마켓리서치는 2014년 NFC를 이용한 전 세계 금융결제 금액이 무려 3700억달러(약 4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구글이 전 세계 금융 정보 확보를 노릴 수 있는 힘은 세계 스마트폰의 운영체제를 과점(애플 iOS 20%, 구글 안드로이드 33%)했기 때문. 구글·애플의 '거래 정보 요구'를 신용카드 회사들이 외면하기 어려운 것이다.

◆스마트폰의 진화… 휴대폰으로 상품 구매하고 현관문도 여는 시대

단순히 전화통화 기능만 있던 휴대폰이 지난 2~3년 동안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면서 이메일·음악·영화·내비게이션·게임 등 숱한 기능을 흡수했다. 신용카드 등 금융기능까지 더해지고 이들 기능을 애플과 구글이 컨트롤하게 되면 전 세계 스마트폰 가입자들은 구글과 애플의 장악하에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NFC는 10cm 정도 떨어진 전자기기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무선 통신 기술이다. 커피전문점이나 대형 마트 등의 결제기에 스마트폰으로 결제하거나, 반대로 이들 결제기에서 할인쿠폰이나 멤버십카드 정보를 제공받았다가 나중에 사용하는 '쌍방향 정보 교환'도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모바일 결제 기술로 한때 주목받았던 '비접촉(RF) 기술'보다 진일보한 것이다. 과거의 모바일결제는 휴대폰에 금융 결제 칩을 탑재해 '휴대폰→카드결제기'로 정보가 일방향으로 전달되는 구조였다.

◆SK텔레콤·KT, 국내 시장 지키기에 고심

"애플은 2억명이 넘는 소비자의 금융결제 정보를 보유한 세계 최대의 개인 금융 정보 보유 업체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지난 2월 '아이패드2'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 말이다. 애플은 아이튠스에서 1달러 이하의 음악을 팔면서, 2억명이 넘는 소비자 결제 정보를 확보했다. 애플은 소비자의 이름·이메일·전화번호 등 개인 정보는 물론이고, 구매 기록을 분석해 음악취향·생활습관 등의 정보를 갖고 있다. 애플은 NFC 도입을 통해 일상생활의 거래정보를 취득해 소비자의 구매력·소비성향 정보까지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구글은 전 세계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결제 정보를 활용해 보다 효과가 좋은 광고를 팔겠다는 전략이다. 예컨대 커피전문점에 과거 커피를 구매한 스마트폰 이용자가 근처에 왔을 때 '모바일 할인 쿠폰'을 전송할 권한을 판매하는 식이다.

애플·구글의 공세에 국내 업체들도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KT와 SK텔레콤이 각각 작년 말과 올해 2월 NFC 기능을 탑재한 휴대폰을 1종씩 선보였다. 하지만 SK텔레콤·KT 등 국내 업체들은 금융거래 정보를 모두 카드회사에 넘겨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구글이 국내 소비자 거래 정보까지 장악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애플과 구글이 전 세계에서 무차별적으로 개인 정보를 긁어모으는 데 대한 거부감도 적지 않다. 유럽·중동 등 애플·구글에 비(非)우호적인 정부들이 이 같은 개인정보 수집과 신용카드 거래 정보 저장에 대해 제동을 걸 개연성도 적지 않다.

☞ NFC(Near Field Communication)

10cm 정도 떨어진 두 대의 전자기기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이다. NFC 기능을 스마트폰과 카드결제기에 탑재하면 스마트폰을 카드결제기에 갖다대는 것만으로 결제를 할 수 있고, 자물쇠에 탑재하면 스마트폰을 열쇠로 사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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