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멸종을 계산하는 '슬픈 수학 공식'

입력 2011.04.09 19:05 | 수정 2011.04.09 19:08

자바코뿔소/출처=동물그림창고

동물의 멸종 가능성을 계산하는 슬픈 ‘수학 공식’이 발표됐다.

9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스에 따르면, 호주의 아델라이드 대학과 제임스쿡 대학의 학자들은 멸종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종(種)의 능력을 지수화한 ‘세이프(Safe·Species Ability to Forestall Extinction)’를 최근 미국 생태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에 발표했다.

이 수학 공식이 ‘슬픈’ 이유는, 아예 멸종 위기에서 탈출할 가망이 없는 동물에 대해서는 도움의 손길을 포기하는 데 이 지수가 유용하게 쓰일 것이기 때문이다. 호주 학자들은 “멸종의 벼랑 끝에 내몰린 가망 없는 동물들을 구분해 내는 데 이 지수가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델라이드 환경연구 기관에서 근무하는 코리 브래드쇼(Bradshaw) 교수는 “‘세이프’는 기본적으로 멸종 탈출 가능성 유무를 현재 남아있는 종의 개체수에 따라 구분한다”며 “포유류의 멸종 취약 정도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지수로 사용될 것”이라고 인디펜던스에 전했다.

이 같이 호주에서 동물 멸종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이유는, 호주가 전 세계에서 동물 멸종에 관한한 최악의 기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년간 사라진 동물 중 거의 절반 정도가 호주에서 나왔다.

브래드쇼 교수에 따르면, 멸종 탈출 여부를 결정짓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는 개체수 5000마리다. 이보다 개체수가 적으면 산불이나 태풍 등 갑작스러운 자연재해에 몰살당할 위험도가 커진다. 이에 따르면, 동물 중 멸종 위기에 근접한 동물은 호랑이와 아프리카 야생개가 꼽힌다.

또, 브래드쇼 교수는 멸종지수 ‘세이프’ 멸종지수에 의거, 자바 코뿔소나 뉴질랜드 올빼미 앵무새는 멸종 위기 탈출 가망이 없다고 했다. 자바 코뿔소의 개체수는 40~60마리, 뉴질랜드 올빼미 앵무새의 개체수는 120마리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만약 동물 개체수가 너무 적다면, 많은 인력과 자원을 투입해도 멸종을 막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미 멸종 위기 종들의 서식지가 복원되기 어렵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자바 코뿔소와 같은 동물은 멸종을 막는 게 불가능하죠.” 브래드쇼 교수는 호주 현지 언론에 이 같이 말했다.

이 지수는 전쟁터에서 부상병의 상처 정도를 파악해 치료를 계속할지를 판단했던 ‘간호사’들처럼, 멸종 동물의 종 보존에 매진하는 전문가들에 도움이 된다고 호주 학자들은 주장한다. 멸종 위기종이라도 다 똑같은 멸종 위기종이 아니라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생태학자들은 멸종 위기라고 알려진 95종에 이르는 포유류에 이 ‘세이프’ 멸종지수를 실제 적용시켜봤다. 그 결과, 95종 중 5분의 1 정도에 이르는 동물 종은 이미 멸종에 근접했고, 이중 절반 정도는 종족 보존이 어려울 정도의 개체수만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인디펜던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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