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주년을 앞두고 신상철(53)씨가 제기한 '동해산 붉은 멍게' 주장에 좌파 진영은 또 한번 출렁했다가 가라앉았다. 신씨 주장을 토대로 한 오마이뉴스 보도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응한 곳은 민주노동당이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가 오보를 사과한 이후 침묵하고 있다.

천안함 1주기 전날인 지난달 25일 민노당 우위영 대변인은 "정부가 증거로 제시한 어뢰추진체에서 동해에만 서식하는 붉은 멍게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새로 나왔다"며 "이제라도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전면 재조사를 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그는 "붉은 멍게는 남획으로 인해 소량만 동해에 서식하고 있고, 양식 또한 동해 일부 지역에 극히 한정되어 있으며, 백령도 등 서해 5도 지역에는 양식하는 곳이 단 한 군데도 없다고 하는데, 이게 어찌 된 영문인가"라고 했다. 우 대변인은 한발 더 나아가 "결국 천안함 사건의 결정적 증거라는 1번 어뢰는 의혹 제기 수준을 뛰어넘어 이미 그 증거능력이 사실상 상실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사진 왼쪽)와 천안함 어뢰추진체에 붙어있는 물체.

그러나 민노당은 지난 6일 오마이뉴스가 논평의 근거가 됐던 기사가 오보라고 인정한 이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질 않고 있다.

민주당 인사들은 7일 "(신씨는) 우리와 관계없는 사람"이라며 여파 차단에 나섰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당 차원에서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 민간위원으로) 추천한 사람도 아니었고, (작년에) 합조단 조사가 끝난 뒤부터는 민주당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인물"이라고 했다.

민주당 인사들은 작년 4월 과학분야와 무관한 신씨를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 민간위원으로 위촉했다가 곤욕을 치렀던 경험을 떠올리는 듯했다. 당시 신씨는 단 한 차례 합조단 회의에 나온 뒤 조사 활동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았었다. 그러면서 신씨는 '민·군 합조단 민간위원'이라는 직함을 갖고 진보성향 언론을 통해 '좌초설'과 '미군 연루설'을 확산시키는 데 주력했다. 그 때문에 국방부는 "국회와 합조단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며 신씨의 교체를 민주당에 요청했었다.

신씨는 두 번의 '면접'을 통해 민주당 몫 민간위원으로 결정됐었다. 문희상 의원실의 요청으로 민주당 천안함 특위소속 보좌관들을 만났고, 다시 민주당 국방위원인 문희상·안규백·서종표 의원을 만나 좌초설 등에 대해 설명한 게 전부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도 신씨를 키워준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