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빌보트 차트 파란을 일으킨 한국계 '파 이스트 무브먼트' 내한공연

  • 허미선 / Blog+Enter 편집장 hurlkie@enswer.net

    입력 : 2011.03.31 10:32 | 수정 : 2011.04.05 09:40

    파 이스트 무브먼트 내한공연, 오롯이 팬들을 위한 마음으로

    지난 2010년 10월, 미국의 빌보드 차트에 일대 파란이 일었다. 한국계 미국인 프로그레스(Prohgress, 정재원)와 제이-스플리프(J-Splif, 노지환), 중국?일본계 미국인 키브 니시(Kev Nish), 필리핀계 미국인 DJ 버맨(DJ Virman)으로 구성된 힙합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Far East Movement)가 싱글 ‘Like a G6’로 빌보드의 싱글차트인 ‘핫 100’ 정상에 오른 것이다. 동양인으로는 처음이었고, 한국계로는 더더욱 없었던 일이었다. 그야 말로 혜성 같은 등장이었다.

    한국계 미국인 제이-스플리프(J-Splif, 노지환),중국?일본계 미국인 키브 니시(Kev Nish), 프로그레스(Prohgress, 정재원), 필리핀계 미국인 DJ 버맨(DJ Virman)으로 구성된 힙합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Far East Movement). 사진제공 김수진(스튜디오 V) studio_v@naver.com

    그런 그들이 지난 3월19일, 내한공연을 가졌다. 무명이던 3년 전, 한국에서 소규모 공연을 가졌을 때와는 그들도, 그들의 공연을 지켜보는 이들도 완연히 달라져 있었다. 파 이스트 무브먼트는 빌보드의 다크호스로 떠올랐고, 그들의 내한을 기다리던 팬들의 기대치는 한껏 올라있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을 사로잡은 것은 “정말 잘하고 싶다, 팬들을 위해서!”라는 간절한 마음이었다. 이에 그들은 잡혀있던 대부분의 일정을 취소하고 부랴부랴 스튜디오를 대여하느라 한바탕 소동을 치러야 했다. 그리고 연습에 모든 시간과 열정을 쏟아 부었다. 공연이 있던 날은 아침 일찍부터 리허설에 돌입했다. 음향 및 여러 환경들을 체크하기 위한 리허설이 아닌 스스로의 공연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한 리허설이었다. 부분이 아닌 전곡의 곡별 리허설은 수차례, 실제 공연과 똑같은 곡 리스트의 풀 리허설만도 두 번이나 치렀다.

    리허설 중이던 오후 3시경, 그들은 시간을 쪼개 팬들과 직접 만나는 게릴라 팬미팅을 가졌는가 하면 세트 리스트(공연 곡과 순서 리스트)도 심사숙고 끝에 공연 두 시간 전에야 마무리했다. “정말 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오롯이 팬들을 위한 시간을 보낸 그들이, 드디어 ‘하이트 드라이 피니시 D와 함께하는 필링 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힙합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Far East Movement) 공연 모습. 사진제공 유니버설뮤직

    서로를 향한 “Beautiful!”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비스타홀에 3천 명에 달하는 팬들이 모여들었고 이들 중에는 파 이스트 무브먼트가 서울 체류 동안 유일하게 방송무대를 가졌던 MBC <음악중심> MC인 샤이니의 온유를 비롯한 박재범, 에이트 이현, 케이윌, 션 등 한국 뮤지션도 있었다.

    욜란다 비 쿨(Yolanda Be Cool)의 ‘We No Speak Americano’, 블랙 아이드 피스(The Black Eyed Peas)의 ‘The Time’ ‘Bom Bom Pow’, 어셔(Usher)의 ‘DJ Got Us Falling in Love’, 플로 라이다(Flo Rida) ‘Club Can't Handle Me’ 등이 현란한 디제잉 솜씨로 믹싱되며 분위기는 시작부터 한껏 달아올랐다.

    ‘Girls on the Dance Floor’ ‘OMG’ ‘Fetish’ ‘So What’ ‘Don't Look Now’ ‘2Gether’ ‘I Party’ ‘Fighting for Air’ ‘White Flag’ ‘Like a G6' 'Rocketeer' 등으로 내달리는 동안 <Go Ape Live@Cherrytree Records> EP 커버를 장식했던 원숭이가 무대에 등장했고, ‘White Flag’ 피처링에 참여했던 케일라 카이(Kayla Kai)도 함께 했다.

    일렉트로닉에 기반을 둔 사운드가 힙합, 재즈, 록 등의 경계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그들의 음악에 심취해 공연장 내부가 들썩거릴 정도로 무아지경에 이른 관객들과 파 이스트 무브먼트는 일심동체로 서로에게 “Beautiful!” “Crazy”라고 탄성을 질렀다. 

    감격에 겨운 파 이스트 무브먼트는 공연 중에도 틈틈이 “관심 가져준 한국의 모든 미디어와 우리를 지지해주는 팬들에게 감사하다” “Wonderful People!” “고맙습니다!”라며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가며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스플리프는 어눌한 한국어로 “한국어를 잘 못해서 미안하다. 하지만 사랑한다”고 전하고 “한글학교를 다녀서 다음에는 한국어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환호하는 관객들. 사진제공 유니버설뮤직

    아쉬운 점이라면, 짧은 공연 시간이었다. 앵콜 무대까지 모두 끝내고도 공연 러닝타임은 1시간 남짓이었다. 신명나는 공연이었던 만큼 그 아쉬움은 더욱 컸다. 공연 직후 길게 늘어선 팬들과 한 명 한 명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는 게릴라 이벤트로 아쉬움을 달랬다. 이 악수회는 자정까지 이어졌고, 3년만에 다시 고국을 찾은 그들의 공연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3년 전, 그저 그런 재미교포 힙합 그룹으로 한국을 찾았던 그들은 2011년 봄, 빌보드의 신성으로 다시 한국을 찾았다. 그들의 감회도 남달랐을 터다. 게다가 일본 동북부 지역의 대지진으로 공연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오롯이 완벽한 공연과 팬들만을 위해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만든 그들의 방문은 그래서 꽤나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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