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을 따르려니 매장(賣場) 이미지가 울고, 매장 이미지를 지키려니 매출이 운다." 요즘 서울 청담동에 주로 몰려있는 명품 매장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명품 브랜드는 제품만큼이나 매장의 이미지 관리에도 신경을 쓴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매장을 '아무나 접근할 수 없는 공간'으로 만들기까지 한다. 일부 매장들이 입장 고객 수를 제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런 명품 회사들이 최근 밀려들고 있는 중국인 쇼핑 관광객들 때문에 딜레마에 빠졌다. 이들이 높은 매출을 올려주는 것은 고마운데 차림새나 쇼핑 매너는 '명품 수준'으로 보기 어려워서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 고민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명품 매장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대부분 패키지 여행 상품을 통해 온 단체. 서울 청담동에 매장이 있는 패션업체 관계자 A씨는 "중국의 여행·여성잡지가 서울 현지 여행사들과 함께 한국 쇼핑 여행 상품을 기획하는데 압구정·청담동의 명품매장 쇼핑이 단골 코스"라고 했다. 그는 "중국인들은 쇼핑하다 지치면 매장 바닥에 그냥 털썩 주저앉기 일쑤고, 탈의실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그냥 맨살을 드러내고 상의를 갈아 입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중국에서는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행동이겠지만 당황스러웠던 게 사실"이라는 하소연이다.

패션업계 관계자 B씨는 "모 백화점 매장에선 중국 관광객이 잠옷 바람으로 쇼핑하는 게 목격되기도 했다"고 했다. 여러 명이 한꺼번에 매장에 몰리다 보니 '우아했던' 매장 분위기가 시장통처럼 왁자지껄해지는 것도 문제다. 명품업체 관계자 C씨는 "중국 손님들 목소리가 좀 큰 편이라 여러 명이 이야기를 하면 매장이 웅웅 댄다"며 "다른 일반 고객들이 눈살을 찌푸릴 때가 종종 있어 우리로선 안절부절 못할 때가 많다"고 했다.

하지만 명품 업체로선 중국 관광객의 구매력이 워낙 크니 문제 소지가 있는 관광객들을 제지하거나 출입을 막는 건 생각하기 힘들다. 모 백화점 명품 보석 매장에서는 얼마 전 1억원어치를 산 중국 관광객에게서 물건 값을 1000만원만 받았다가 나머지를 겨우 돌려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1억원이 넘는 돈은 매장 금전출납기에 한번에 등록이 안 되는 것을 몰랐던 직원이 0이 하나 적은 것을 모르고 결제 처리했다가 벌어진 일이었다. 최근 여행사를 통해 단체 관광을 왔다가 명품 손목시계 2억원어치를 사간 중국인 관광객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계가 비싼 만큼 여행사에도 수백만원대의 커미션(수수료)이 돌아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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