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군, 리비아 공격 주춤...교착상태 빠져드나

입력 2011.03.22 19:52

미국·프랑스·영국 등 연합군의 리비아 폭격이 고삐를 늦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반군이 폭격을 반전의 계기로 삼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리비아 사태가 교착상태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격렬히 폭격했지만 “곧 빠질 것”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21일 무아마르 카다피가 버티는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와 동부지역에서는 밤새 방공 진지에 대한 폭격소리가 이어졌다.

프랑스가 21일 “리비아 정부는 내부에서부터 스스로 붕괴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반면, 정작 이번 폭격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카다피를 축출하기 위한 구체적인 추가 작전을 배제하고 있다. 리비아 작전에 투입된 미군 지휘관 카터 햄 장군은 워싱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내 느낌으로는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는 이상 공격 횟수를 줄일 것 같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미국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세 번째 이슬람 국가의 수렁에 빠져들 것인지를 묻는 자국 내 지적에 대해 “수주(週)가 아닌 수일 안에 리비아 작전의 주도권을 넘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작전 주도권 이양 대상 국가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영국과 프랑스가 이번 작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서방 개입 기회로 결속 다지며 반군에 맹공 퍼붓는 카다피
카다피 측은 이들 3국 연합을 ‘십자군’이라고 부르며 내부 결속을 꾀하고 있다. 리비아 국영TV는 폭격을 받은 몇몇 지역을 보여주면서 “십자군의 이런 공격은 우리 리비아 국민을 겁주지 못한다”고 보도했다. 폭격이 이어지는 동안 카다피 지지 세력들은 트리폴리 중심부에서 카다피 지지 구호를 연호했고, 자동차들도 요란하게 경적을 울렸다.

그 사이 카다피군에게 포위당한 리비아 서부의 반군 점령 도시인 미수라타와 진탄은 카다피군의 공격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카다피 지상군이 폭격을 피해 민간인 거주지역으로 밀고들어가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수라타 현지 주민은 “사람들이 카다피 군대의 시내 진입을 막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지만, 카다피군의 발포로 9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튀니지 국경 인접 도시 진탄에서는 카다피군의 격렬한 포격이 쏟아져 주민들이 산속의 동굴로 피신했으며 민가 몇 채가 박살이 났다고 전했다. 이 지역 주민은 “도시 주변으로 적어도 40대가 넘는 탱크와 증원군이 도시를 포위하기 위해 새로 몰려왔다”고 전했다.

◆국제 사회 여론도 부담… 카다피 “긴 전쟁 될 것”
국제 사회의 여론도 미국과 연합국에는 부담이다. 연합국은 19일 하루에만 110여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쏟아붓는 등 과도한 화력을 동원했다는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브라질은 21일 리비아에 대한 공격 중지를 요청했고, 중국은 민간인 사상자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하며 다시 한번 전투 중단을 촉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도 이번 폭격을 “중세 십자군”에 비유하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반면 리비아 반군은 이번 폭격을 크게 반기고 있다. 하지만 반군들이 리비아 동부지역 전투에서 우세로 돌아섰다는 신호는 거의 감지되지 않고 있다. 연합군은 유엔이 허락한 ‘민간인 보호’ 수준을 넘어서는 반군에 대한 근접 지원이나, 카다피에 대한 직접 공격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서는 비조직적인 반군 스스로가 전투를 거듭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교착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노-무스마리라는 이름의 반군 병사는 “서방이 더는 도와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국 카다피의 군대에 밀리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리비아가 ‘카다피의 서부’와 ‘반군의 동부’로 나뉘는 상황은 서방 국가들도 원치 않는 만큼, 카다피가 방어 태세를 공고히 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불가라고 분석한다.

군사전문가 제러미 비니는 “양쪽 모두 협상을 원치 않는 상황에서 교착 상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사태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카다피는 20일 리비아 국영TV에 등장, 연합국을 상대로 ‘긴 전쟁’을 선언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