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력과 변신으로, 통쾌하고 짜릿하게

    입력 : 2011.03.21 09:22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 가해자의 악행을 단죄하는 것, 그런 일에 이 시대의 법은 더 이상 관심이 없습니다. 피해자의 상처가 아물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하얀 가면을 쓴 범인은 비정한 사회를 향해 담담한 일성을 날렸다.

    범인 검거를 위해 총을 쏠 수밖에 없었던 경찰과 그로 인해 아무 관계가 없는 무고한 시민이 죽었다.  ‘공무수행’이란 명분아래 희생당한 그들의 가족은 희생의 진실을 알고 싶었다. 그 사건으로 딸을 잃은 박세혁은 평범한 고등학교 선생에서 형사가 되었고, 아내를 잃은 이동석은 투자 관련 금융업자에서 연쇄 살인범이 되었다. 「강력반」(KBS)의 처음은 이러했다. 그런데  ‘공무수행’은 알 수 없는 음모를 품고 있었고, 범인을 잡고야 말겠다는 열혈 형사의 범인 검거 욕심 뒤엔 욕망을 향한 어두운 거래가 숨어 있었다. 일명 빡세라 불리우는 박세혁은 그 진실을 밝혀내고자 거침없이 형사의 세계를 누빈다.

    「강력반」의 매력은 등장인물에서 시작된다. 폭발하고도 남을 분노를 삭히는 눈빛과 감정을 가라앉히는 낮은 목소리로 세상을 조롱하는 듯 대하는 이동석은 악을 악으로 밖에 갚을 수 없는 깊은 상처의 종결자이다.  ‘우리가 이 땅에서 치른 희생을 생각하면 송별금으로 이 정도는 받아야겠지.’ 수 백 억원대의 보석 절도를 계획하는 그의 말이다. 음습한 저온 동물의 냄새가 물씬 풍겼다. 데뷔 30년을 향해 가는 아역배우 출신의 이민우는 능숙한 절제력으로 이동석의 깊은 상처를 예리하게 그렸다. 그의 저력이 돋보였다.

    사랑하는 딸을 잃은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박세혁은 형사로 전직하면서까지 그 이유를 명명백백하게 밝히고자 했다. 늦깍이 형사이지만, 권위보다는 사건 앞에서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열정과 솔직함, 때로는 냉소적이지만 죽은 딸을 향한 식지 않는 아버지의 애닮음,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들에 대한 인간적인 배려, 부정한 것에 대한 막무가내식 분노까지. 「주몽」(MBC), 「해신」(KBS), 「로비스트」(SBS) 등 그의 전작에서 보여준 카리스마 일변도의 송일국은 수없이 오르내리는 감정의 온도를 적절히 조절하면서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멋진 변신이다.


    선정적 기사로 일관하는 폭로성 인터넷 사이트 기자 조민주는 항상 우연한 행운이 그녀에게 있어 중요 사건의 실마리를 갖게 되고, 사건의 현장까지 참여한다. 말괄량이적 밝음과 사람에 대한 따뜻함을 갖고 있는 어설픈 기자 초년생이지만 강력반과 얽히면서 사회를 보는 시각이 넓어지고, 정의가 무엇인 지를 스스로 알아간다.

    영화「쌍화점」에서의 인상이 강했기 때문인 지, 오락 프로그램에서의 변신이 뜬금없었기 때문인 지, 그녀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지만, 조민주역의 송지효는 비로소 배우로서의 자리를 찾기 시작한  느낌이다.

    「강력반」은 현장성이 강하다. 은밀한 잠복, 피 튀기는 육탄전, 끝없는 추격. 미스테리한 사건과 첨단 기법으로 사건을 풀어가기 보다는 직접 화법으로 통쾌하게, 반전을 통해 짜릿하게. 그것이「강력반」매력의 종착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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