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붕산과 LNG 등 전략물자 지원을 요청했다. 대지진으로 원자력발전소 안전과 전력 공급에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요청한 붕산은 중성자를 흡수해 원자로 내부 핵분열을 막는다. 우리도 원전 점검과 개·보수를 위해 필수적인 전략물자로 비축해두고 있다. 정부는 309t 비축분 가운데 6개월 사용분(256t)을 제외하고 52.6t을 일본에 지원하기로 했다.
가스공사는 도쿄전력에 화력발전소 연료인 LNG(액화천연가스) 50만t을 스와프(swap·맞교환) 형태로 지원하기로 했다. LNG는 보통 10~20년 장기 계약을 하기 때문에 현물시장에서 당장 구하기 어렵다. 50만t은 일본 일반 가정 전체가 일주일 정도 사용할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SK이노베이션(옛 SK에너지)는 일본 최대 정유회사인 JX NOE(옛 신일본석유)로부터 일본 하루 수입량의 절반에 가까운 원유 200만배럴을 우선 구매하기로 했다. 또 일본 하루 소비량의 25%에 달하는 26만배럴의 휘발유를 지원(수출)할 계획이다. GS칼텍스도 JX NOE로부터 총 100만~150만배럴의 석유제품 공급을 요청받았으며, 이를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민간 항공기를 이용해 일본의 지진 피해지역에 생필품을 제공하는 방안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지원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올해 '선진국 재난구호 지원비' 예산 20만달러 중 15만달러를 지난달 지진 피해를 본 뉴질랜드 지원에 사용해 현재로선 정부가 일본을 도울 여력이 거의 없는 상태다. 외교부는 관련 부처에 예비비(비상사태 대비 비상금)를 신청해 일본 지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