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 대지진으로 일본 도호쿠(東北)지역과 연결된 주요 교통수단이 지진 발생 나흘째인 14일까지도 정상화되지 못해 '교통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 지역에 놓인 신칸센(新幹線)이나 일본 국철(JR) 등의 철로 대부분은 쓰나미로 유실돼 운행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주요 고속도로와 국도도 지진과 쓰나미로 파손되거나 침수돼 통행이 불가능하다. 도로변 주유소에는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 수백 대가 늘어선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하지만 남아 있는 기름도 점점 바닥을 드러내면서 차량이 있어도 이 지역을 탈출하거나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물과 생필품을 찾아 다른 지역으로 가려 해도 피난시설에 머물 수밖에 없고, 구호단체 관계자나 각국 취재진은 기름과 교통수단이 없어 해안가에 위치한 주요 재해지역에 신속하게 접근하지 못하는 것이다.

쓰나미 경고에 대피… 일본 이와테(岩手)현 리쿠젠타카타(괱前高田)시에서 인명구조작업을 하던 구조대원들이 14일 쓰나미 경고가 발령되자 높은 곳으로 뛰어 대피하고 있다. 이날 쓰나미가 추가로 있을 것이라는 경보가 있었지만 곧 해제됐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도쿄(東京) 등 수도권에선 대중교통이 운행 횟수를 줄이거나 아예 운행을 중단하면서 지진 후 첫 출근일을 맞은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JR히가시니혼(東日本)과 도카이도센(東海道線) 등 8개 노선이 전날 예고된 '계획 정전(停電)'에 대비해 운행을 일부 취소한 탓에 도심으로 가는 전철 운행량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 때문에 전철역엔 이른 아침부터 직장인과 학생 등 이용객들이 몰리면서 개찰구에서부터 수백m의 행렬이 만들어지는 혼잡을 빚었다. 일부 역(驛)에선 역무원이나 경찰이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을 통제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대중교통 이용을 포기한 시민들이 자가용으로 출근하거나 택시정류장에 몰리는 바람에 도심으로 향하는 주요 도로도 정체됐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이날 혼란으로 국토교통성이 도쿄전력을 관할하는 자원에너지청 장관에게 '계획 정전 대상에서 철도사업자를 제외하거나 정전 지역과 시간대를 축소해 철도 운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