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百年大計 오늘 잘못 선택하면 100년을 망친다] 호주선 소득수준 따라 '족집게식 지원'

입력 2011.03.10 03:22

자녀가 있는 저소득층 가정에 복지 초점 맞춰

호주가 새로운 복지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호주의 복지예산 비율은 OECD 평균에 못 미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동안 사회 안전망이 OECD 30개국 중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호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복지에 돈을 많이 쓰는 나라는 아니다. 본지와 보건사회연구원이 분석한 OECD 국가들의 종합복지지수를 보면 호주의 공공사회복지 지출은 GDP 대비 16%로 30개국 중 25위로 하위권이었다. 그러나 실제 복지 체감도라고 볼 수 있는 '국민행복지표'는 5위를 기록했다. '저비용·고만족' 복지구조인 셈이다.

돈을 덜 쓰지만 국민들의 복지 만족도가 높은 이유는 복지가 꼭 필요한 곳을 찾아 집중 지원하는 '족집게 복지'를 지향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호주는 복지 혜택을 소득·자산에 따라 달리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자녀가 있는 저소득층 가정'에 복지의 초점을 맞추고, 이들이 빠른 속도로 빈곤을 탈피하도록 돕는 것이 호주 복지 모델의 핵심이다.

또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월 1000호주달러(약 112만원) 정도를 주는 노령연금도 철저한 수입·자산 조사를 거쳐 차등 지급하고, 노인들이 교통비·약값 등을 할인받는 경로카드도 소득·재산이 일정 수준 이하인 경우에만 주고 있다. 수십 개 정부기관이 제공하는 복지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센터링크'를 1000여곳에 설치해 복지 혜택이 피부에 와 닿도록 전달체계를 바꾼 것도 효과가 컸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하미정 선임연구원은 "호주는 1992년부터 사적 연금인 퇴직연금제도를 강제화해 국가 재정 부담을 덜어낸 것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가 임금의 9%를 적립해주는 제도를 비정규직과 임시직 근로자에게 확대해 현재 호주 근로자의 95% 이상이 퇴직연금에 가입해 있다.

김용하 보건사회연구원 원장은 "우리나라와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복지 지출 대비 효과가 크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호주의 복지는 제도가 단순하고, 개인이 책임지는 부분을 명확히 해 복지 대상층이 얇은 편"이라고 했다. 호주의 국토 면적은 우리나라의 80배, 인구는 44%, GDP는 2배 수준이다. 그러나 호주도 청년실업률이 올라가고 노숙자 수가 늘어 연간 25만명에 이른다. 대도시로 갈수록 보육비가 비싸져 보육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가 늘고 있다. 또 노인인구비율이 2050년에 26%까지 커질 전망이어서 호주 정부가 대책을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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