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百年大計] 통일땐 기초생활수급자 2400만명 느는 셈

입력 2011.03.10 03:22

"남쪽에 와선 일을 못 구해도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되니 북쪽보다 더 살기 좋아요. 무상의료를 한다는 북에선 주사를 맞으려고 해도 뒷돈을 찔러줘야 했는데, 남에선 정말 '공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남한의 복지를 경험한 한 탈북자의 얘기다. 탈북자들은 '하나원(정착지원시설)'을 나오면 6개월은 무조건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지정돼 월 43만6044원을 받는다. 그 후에도 소득이 최저생계비(4인 가구 월 143만9413원)에 못 미치면 계속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수급자가 되면 진찰·치료·입원 등 거의 모든 의료비가 공짜다. 이처럼 탈북자도 한국 사회에 편입이 되면 차별 없이 복지를 누린다.

어떤 방식으로든 남북통일이 이뤄지면 같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같은 복지제도를 실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북한의 경제 규모는 남한의 2.7%, 1인당 소득은 5.6%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북한 주민의 복지를 우리 국민이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다. 2400만명 북한 주민에게 현 상태에서 남한의 기초생활보장수급제도를 적용하면 연간 약 58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관계자는 "통일 후 북한 주민에게 어느 정도 복지를 제공해야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며 "통일되면 일단 2400만명의 북한 주민이 기초생활수급자로 신규 진입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2009년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연 123만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4인 가족이 월 40만원 정도 버는 셈이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의 최저생계비인 4인 가구 월 143만9413원의 27.8%이다. 만약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면 기초생활보장수급제도를 적용하는 우리 복지제도를 그대로 대입하면 북한 주민 대부분은 가구당 월 78만원 정도를 현금으로 보조받아야 한다. 북한 전체적으론 월 4조6800억원, 연 58조1600억원이 필요하다. 북한 국민소득(29조원)의 2배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지원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한 규모다.

이 금액은 우리나라 복지예산(86조3000억원)의 67.4%, 국민소득(1069조원)의 5.4%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최준욱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주장하는 무상의료에 남한의 고용보험·기초노령연금 등 각종 복지제도를 추가로 고려하면 통일로 인한 복지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기획위원회는 작년 6월 북한 주민의 1인당 소득이 남한 수준에 크게 뒤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30년간 최소 3220억달러에서 최대 2조1400억달러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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