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은 때려야"...공포의 장애인 시설

입력 2011.03.08 17:34 | 수정 2011.03.08 17:45

자료=조선일보DB
지난해 4월 서울 용산구 한 장애인 시설의 생활교사 은모(28)씨는 자폐증을 앓는 장애인 A씨를 들어 땅바닥에 메다꽂았다. 은씨는 “A씨가 소란을 피워 어쩔 수 없이 ‘업어치기’를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 시설의 한 관계자는 “은씨가 업어치기를 하는 장면을 봤으며, 그가 때리면서 ‘장애인들은 때리면서 다루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장애인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에게 수차례 폭행을 가한 혐의로 시설장 김모(62)씨와 생활교사 은씨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8일 밝혔다. 특히 시설장 김씨는 지적장애인들을 시설 리모델링 공사에 동원했으며,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제공해 집단 식중독을 일으키게 한 사실도 인권위 조사결과 드러났다.

인권위에 따르면 시설장 김씨는 지난해 5월 은쟁반으로 지적장애인 B씨의 머리를 내리쳤다. B씨의 머리에서 배꼽까지 피가 흘러내렸지만 김씨는 “은쟁반을 손에 든 채 B씨를 야단치던 중이었는데, B씨가 달려와 은쟁반에 스스로 머리를 부딪쳤다”고 주장했다. 그가 길이가 1m에 달하는 쇠자로 장애인들을 30분 이상 때렸다는 진술도 나왔다.

김씨는 지난해 리모델링 공사가 끝날 때까지 지적장애와 간질을 앓는 장애인들에게 막노동을 시키기도 했다. 시설 관계자는 “공사의 70%는 장애인과 시설 직원들이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지적장애인들은 김씨의 강요에 의해 다른 생활인들의 목욕 수발과 용변 처리를 해야 했고, 청소 등도 도맡아야 했다. 자신과 생활교사가 해야 할 일을 장애인들에게 떠맡긴 것이다.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물로 인해 이 시설의 장애인들은 집단으로 설사와 복통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시설 관계자는 “김씨가 ‘(음식물은) 날짜가 지난 것부터 먹어야 한다’는 말과 함께 유통기한이 지난 빵·과자·음료수 등을 줬다”고 인권위에 말했다.

김씨는 장애인들을 리모델링 공사에 동원한 것에 대해 “그들은 폐기물을 치우고 시멘트 등을 운반하는데 약간의 도움을 주었을 뿐이지 임금을 지급할 정도의 일은 아니었고, 다른 일들도 대부분 강제성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물은 농장용 퇴비로 썼으며 이들에게 제공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폭행 사실에 대해서도 장애인들이 스스로 둔기에 부딪친 사실은 있지만, 모욕을 주거나 때린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관련자들의 진술과 제출자료 등을 종합해볼 때 시설장 김씨와 생활교사 은씨가 시설 장애인을 폭행했다는 사실이 인정되며 장애인들을 공사현장에 동원한 것도 조사결과 사실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권위 관계자는 “보통 객관적인 자료를 들이밀면 대부분은 혐의를 인정하는데, 김씨 등은 오히려 강하게 부인했다”면서 “개선이 여지가 없다고 판단해 서울시와 용산구청에 해당 장애인 시설을 폐쇄해 줄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