防産 비리 3년간 350억 적발

조선일보
입력 2011.03.08 02:59

93년 '율곡 특감' 이후 최대 규모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7일 육군의 주력 전차인 K1A1의 핵심 광학 장비를 납품하면서 원가(原價)를 부풀려 27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중견 방산업체 E사(社) 대표 이모(67)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E사는 최근 불량 논란에 휘말린 K-11 복합소총의 핵심장치인 사격통제장치도 납품하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지금까지 비리가 드러났거나 검찰 등의 수사가 진행 중인 방산업체 관련 사건은 수십여 건에 이르고 부당이득은 모두 합쳐 350억원을 넘는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3년 율곡사업 비리 수사 이후 최대의 방산비리 규모란 평가다. 작년 3월엔 대형 방산업체인 S사와 협력업체가 함정용 위성통신단말기 납품단가를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157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2009년엔 K-9 자주포의 탄약 장전 장치를 납품하는 외국 방산업체가 부품 단가를 최고 4배 이상 부풀려 41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가 드러났다.

정비 비리가 검찰에 적발된 해군 링스헬기.
정비 비리가 검찰에 적발된 해군 링스헬기.
불량품 납품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 2월 35㎜ 대공포의 포 몸통을 납품하는 업체가 가짜 불량품을 납품했다가 꼬리가 잡혔다. 작년 12월엔 해군 76㎜ 함포의 핵심부품 입찰에서 12억여원 상당의 값싼 국산 모조품을 납품한 업체가 적발됐고, 대기업 계열 L사도 부품 단가를 70% 이상 더 받는 등 원가를 부풀려 97억원을 챙긴 혐의로 임원이 기소됐다.

정비 분야 쪽 비리도 터져 나왔다. 작년 천안함 폭침 사건 직후 잇달아 추락해 정비불량 논란을 낳았던 링스헬기가 대표적이다. 부산지검은 작년 7월 해군 P-3C 대잠초계기와 링스헬기의 레이더 정비를 의뢰받아 주요 부품을 교체한 것처럼 속여 42차례에 걸쳐 14억3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D사 대표를 기소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7월 "리베이트만 없애도 무기 도입 비용의 20%를 줄일 수 있다"고 했었다. 2007년 기준 국내 80여개 방산업체의 매출(6조1955억원) 중 우리 군에 대한 납품은 95% 이상이다. 올해 우리 군의 방위력개선사업비는 9조6000억여원이다. 이 중 얼마나 많은 무기들이 불량인지, 얼마나 많은 업체들이 비리와 연관됐는지는 추측하기조차 힘들다.

방산업계는 "일부 업체의 한정된 사례"라고 하나, 최근 방산 비리가 잇따르면서 방산 업체 전체가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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