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울산과기대)가 지역 기업과 손잡고 최첨단 2차전지 핵심소재의 원천기술 이전과 상용화에 나섰다.
UNIST는 대학 내 전지기술융합연구단의 조재필·박수진·송현곤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핵심기술을 세진그룹(회장 윤종국)에 이전키로 하고 7일 대학본부에서 협약식을 가졌다.
세진그룹은 이날 기술 이전과 상용화를 위해 기술료와 대학발전기금 등 총 54억원을 UNIST에 내놓았다. 세진그룹은 자동차, 조선산업 분야 중견 향토기업이다. 세진그룹은 "차세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UNIST와 기술이전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UNIST가 이전할 기술은 조재필 교수팀이 개발한 '고안정성 양극활물질 및 고용량/저가 음극활물질 대량합성 기술'로, 최첨단 플렉서블(구부릴 수 있는) 2차전지 핵심소재의 원천기술이다. 이 기술은 조 교수팀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세계 최초로 개발해 크게 주목받았다.
이 기술은 고온에서도 안정적인 수명을 갖는 양극소재를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합성할 수 있고,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음극소재인 흑연과 비교해 용량이 3배나 큰 고용량 실리콘 물질을 대량 합성할 수 있다. 특히 고용량 실리콘 물질은 현재 일본에서 부분적으로 생산·판매하고 있으나 ㎏당 생산단가가 150달러에 육박하는 등 기존 흑연 소재와 비교해 15배나 비싸고 합성공정도 어려워 대량 양산이 불가능했다.
조재필 교수팀은 "이번에 이전하는 기술은 그 같은 난제를 극복해 흑연 대비 용량을 3배 이상 키우고도 가격은 ㎏당 20달러 이하로 대폭 낮춤으로써 대량합성이 가능하게 됐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고 설명했다.
UNIST 기술사업화센터(센터장 정무영)는 이 기술의 활용가치에 대해 ▲저렴하고 ▲높은 안정성을 가졌으며 ▲고용량 소재를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어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이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2차전지 소재기술 분야에서 세계무대를 선도하는 기반을 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술을 활용하게 될 리튬2차전지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해 100억달러에서 2015년도 200억달러 이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 가운데 전극소재 시장은 40억달러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기술 개발을 주도한 조재필 교수는 리튬2차전지 양극 및 음극 소재 기술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국내 과학자로서는 유일하게 독일 'John Wiley'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에너지 분야의 최고저널인 'Advanced Energy Materials'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전지기술 관련 국내외 특허 50건 및 SCI논문 130편을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