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서울의 A자율형 사립고에 다니던 1학년 B모군은 1학기 기말고사에서 갑자기 전교 1등을 차지했다. B군은 그전까지 전교생 220명 가운데 40~60등 사이였다. B군은 지난해 기말고사 거의 모든 과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게다가 주관식 답조차 당초 학교에서 모범 답안으로 만들어놓은 답안지 내용과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했다. 이 학생의 어머니는 학교 운영위원장이었다.

학교 안팎에서는 학교 관계자가 기말고사 문제지를 사전에 빼주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서울시교육청은 이 학교에 대해 감사를 시작했다. 서울시교육청은 3일 이 학교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B학생의 기말고사 답안이 모범답안과 지나치게 유사한 점 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학교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은 기말고사 시험문제를 작성한 당일 B군의 학부모와 통화한 이 학교 간부 C씨가 문제지를 유출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 이 학교는 경기도에 사는 이 학생에 대해 실거주지 확인 없이 입학 등록을 허가한 사실도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 감사가 시작된 뒤 B군은 이 학교에서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고 해당 학부모는 운영위원장에서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