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만 남은 카다피... "화학무기 쓸 수도"

입력 2011.02.24 14:59

리비아의 반(反)정부 세력이 수도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동부 대부분과 서부 일부 지역까지 장악한 가운데 수도 트리폴리를 놓고 반정부 세력과 카다피 세력이 ‘최후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고 주요 외신들이 24일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VOA)’는 리비아 반정부 세력이 트리폴리에서 200km 떨어진 제3의 도시 미스라타와 즈와라 등 서부 일부 도시를 손에 넣으며 리비아 최(最)서단까지 반정부 운동을 확산시켰다고 이날 보도했다. 또 튀니지 국경 인근으로 도망온 리비아 시민을 인용, 수도에서 서쪽으로 8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사브라타 지역에서도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리비아 동부 지역은 이미 대부분 반정부 세력의 손에 들어간 상태다. 시위대와 저항군은 1600km에 달하는 리비아의 전체 해안선 동쪽 전체를 차지했으며, ‘국민 위원회’를 구성하고 주요 도로 곳곳에 초소를 마련해 인원을 배치하고 있다. 또 반정부 조직들은 정부군에 맞서 싸우기 위한 무기 확보에 나섰다.

반정부 시위의 요람인 뱅가지 거리에 몰려든 시민들은 카다피 집권 이전인 과거 왕정 시절의 리비아 국기를 흔들고 있으며, 반정부 세력들이 자동차를 타고 지나다니며 식량을 나눠주고 있다. 뱅가지 중앙 법원 앞에 군중이 집결해 ‘트리폴리 자유화’를 외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일부 시위대가 트리폴리로 향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AP는 시민혁명에 성공한 튀니지, 이집트의 젊은이들이 잇달아 반 카다피 진영에 합류해 시위를 지원, 지난 1979년 당시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을 때처럼 이번에는 젊은 모슬렘들이 리비아로 모여들고 있다고 전했다.

또 반정부 시위대는 24·25일 트리폴리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AP는 시위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24일부터 이틀 동안 트리폴리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이라는 내용이 전달됐다”고 전했다.

카다피 진영도 전열을 가다듬으며 최후의 결전을 준비 중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수천 명의 아프리카 용병과 민병대들이 트리폴리로 향하는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를 지켜내기 위한 이들 친정부 세력들은 “카다피 만세”를 외치며 세력을 끌어모으고 있다.

VOA는 트리폴리 현지 주민을 인용, “23일부터 거리에는 적막감이 감돌고 있으며, 사람들은 집 밖으로 나서길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민병대와 아프리카 출신 용병들은 도시 외곽을 요새화하고 있으며, 안보 담당자들에게는 “시위대를 공격하라”는 카다피의 지시에 이어 “정권에 충성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을 찾아내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한편 데이비드 오언 전 영국 외무장관은 23일 카다피가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생화학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카다피가 화학무기와 생물학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알아야 하며 그는 현재도 그러한 무기들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카다피는 이미 전투기, 군용 헬리콥터, 탱크, 각종 자동화기 등을 총동원해 반정부 시위대를 공격 중인 만큼, 심장부인 트리폴리가 함락 위기에 놓일 경우 생화학무기 사용 등 극단적 방법을 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VOA는 “리비아 사태의 전체 사망자 수는 집계가 불가능하다”며 “인권단체들이 확인된 사망자 수를 300명으로 집계하고 있지만, 현지 증인들은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숨졌다고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이번 리비아 사태에서 최근 1주일 사이에만 최소한 1000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알자지라는 “트리폴리에서만 이미 2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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