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쇼크] 카다피 8남1녀 利權 '진공청소기'

조선일보
  • 이한수 기자
    입력 2011.02.24 03:13 | 수정 2011.02.24 06:42

    석유·가스서 호텔까지 매년 수백억달러 챙겨

    2009년 1월 1일 중남미 카리브해 한 고급 휴양지에서 휴가를 즐기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차남 사이프는 미국의 유명 팝가수 머라이어 캐리에게 노래 4곡을 부른 대가로 100만달러를 지불했다고 당시 서구 언론들이 전했다. 리비아 시위 사태가 전국으로 확산되던 지난 21일 시위대를 향해 "피의 강물이 흐르는 내전(內戰)"을 언급하며 "최후의 총알이 떨어질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던 잔혹한 황태자의 '통 큰' 모습이다.

    아홉 자녀, 석유에서 유통까지 이권 장악

    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비밀 외교전문은 카다피의 아들들이 리비아의 '오일 머니'를 어떻게 독점하고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2006년 트리폴리 주재 미국 외교관이 작성한 이 보고서의 제목은 '카다피 주식회사'. 이에 따르면 카다피의 8남1녀는 석유·가스·호텔·미디어·유통·통신·사회기반시설 산업 등에 개입해 돈을 긁어모으고 있다. 전체 규모는 확인되지 않지만 매년 수백억달러가 이들 손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외동딸 아이샤는 에너지와 건설

    차남 사이프는 카다피가 쿠데타를 일으킨 1969년 9월 1일에서 이름을 딴 석유회사 '원나인 그룹'을 소유하고 있다. 국영 방송사 두 곳도 그의 소유다. 장남 무함마드는 국영 우편통신회사를 지배한다. 휴대전화·위성통신 사업도 그의 몫이다. 리비아 축구협회장인 셋째 사디는 축구팀 몇 개를 소유하고 영화 산업도 총괄하고 있다. 그는 리비아 서부 지역 신도시 개발 이권도 챙겼다. 변호사인 외동딸 아이샤는 에너지·건설 부문에 관여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다섯째 한니발은 2008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수행원을 폭행해 체포되는 등 자주 '사고'를 쳤다. 그는 둘째 형 사이프와 함께 석유 산업에 참여하고 있다. 카다피의 아들들은 이권을 놓고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보고서는 장남 무함마드, 셋째 사디, 넷째 무타심이 코카콜라 프랜차이즈 사업을 놓고 혈투를 벌였다고 적었다.

    런던엔 호화주택, 이탈리아엔 호텔스파

    리비아가 해외에 투자한 자본도 이들 몫으로 추정되고 있다. 규모는 약 700억달러로 추산된다. 이탈리아 최대 정유회사 에니(Eni), 항공방위산업체인 핀메카니카 등을 비롯해 자동차·이동통신 기업 등의 지분을 1%에서 15%까지 갖고 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를 소유한 피어슨 그룹의 지분도 3% 가지고 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유벤투스의 지분도 있다.

    해외 부동산도 상당하다. 차남 사이프는 2009년 수영장과 영화감상실, 방 8개가 있는 런던의 호화 주택을 1000만 파운드에 사들였다. 런던 옥스퍼드가(街) 1만3614㎡ 규모의 건물 '포트만 하우스'도 리비아 소유로 되어 있다. 리비아는 이탈리아 중부 도시 라퀼라 인근의 호텔 스파와 생수 회사를 짓는 데도 2190만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들 재산 대부분이 카다피 일가의 소유일 것으로 추정된다. 중동 전문가들은 두바이와 동남아시아 지역 은행에 카다피 일가의 비밀계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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