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 아래 경위…서초署의 '인사 실험'

입력 2011.02.17 05:48 | 수정 2011.02.17 14:49

베테랑 경사가 ’초짜’ 간부에 노하우 전수

서울 서초경찰서가 ‘베테랑’ 경사를 반장으로 임명하고 초급 간부인 경위를 지휘토록 하는 ‘계급 역전’ 인사를 단행했다. 이같은 파격에 대해 경찰은 ‘계급’이 아닌 ‘수사의 전문성’을 위해 단행된 실험적 인사로 평가하고 있다.
 
서초경찰서 이창원 수사과장은 “수사과 소속 경찰들에게 각자의 역량 소개서를 쓰라고 한 후 이를 바탕으로 우수자를 선발했다”며 “그 결과 수사과 경제팀·지능팀 아래 세분화된 12개 반의 반장 중 5명이 경사급으로 채워졌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수사과의 반장은 경위 계급에서 도맡아왔다.

이로 인해 경사가 반장을 맡는 5개 반에서는 계급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5개 반 중 2개 반에서 경사보다 한 계급 위인 젊은 경위가 구성원으로 일하게 됐다. 이창원 수사과장은 “반장들에게 알아서 사람들을 뽑아보라고 했더니 2명의 경위급 직원이 경사 반장과 함께 일한다고 했다”며 “경험 있는 경사와 같이 근무하며 업무를 배우고 싶다 했다”고 밝혔다. 해당 경사급 반장들은 모두 수사경력 10년차 이상의 베테랑들이며 2명의 경위는 2~3년차이다.
 
김모(43) 경사가 맡은 반에서 일하게 된 고모(28) 경위는 “경제팀은 계급이나 서열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대우를 받으려고 경찰에 들어온 것이 아닌 만큼 기분 나쁘지는 않고 실무를 제대로 배우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수사과 경제팀에 들어온 경찰대 출신 2년차 간부다.
 
이번 인사에 대해 많은 일선 경찰들은 “능력과 경험 위주로 좋은 성과를 내보자는 것 같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강남 지역의 한 경찰 간부는 “젊은 간부가 능력이 많지만 경험이 없어 어려워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며 “이런 경험을 통해 젊은 간부들도 안목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간부는 “결재 등의 실무적인 부분에서 혼선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서초경찰서는 “앞으로 3개월간 지적재산 부분·기획부동산 부분 등 여러 분야를 세분화해 각 반의 특성을 강화할 계획이다”라며 “수사의 전문성 향상에 이번 인사가 도움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