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채권법' 논쟁] "중동자금 끌어오기 유리, 특혜 아냐"

조선일보
  • 최규민 기자
    입력 2011.02.17 03:06

    재정부 "이래서 필요"

    지난해 노무라증권은 말레이시아에서 100만달러 규모의 이슬람 채권(수쿠크)을 발행해 이슬람권 투자자들에게 팔았다.

    노무라증권은 이 돈으로 비행기를 사서 제3자에게 임대(리스)한 뒤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정기적으로 배분했다. 명목상은 임대료 수입 배당이지만 사실상은 이자(利子)다. 노무라증권이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쳐 채권을 발행한 것은 이슬람 율법이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이자를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도 이런 방식으로 이슬람 채권을 발행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비행기를 매매하고 임대하는 행위 등에 대해 양도세, 취득·등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이자소득세를 면제해주는 일반 외화표시 채권보다 금리가 크게 높아져 채권 발행의 의미가 없어진다. 수쿠크와 외화표시 채권의 조건을 똑같이 맞추기 위해 각종 세금을 면제해주자는 게 수쿠크 법안의 골자다.

    수쿠크 발행의 필요성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일단 외환자금 조달 창구의 다변화다. 1997년 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우리나라는 미국 달러화를 조달할 돈줄이 막혀 크게 고생한 경험이 있다. 풍부한 오일 머니가 들어올 수 있는 길을 터놓으면 이런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오일 머니가 축적되면서 수쿠크 발행 규모는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행된 수쿠크 규모는 390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40% 넘게 늘었고, 올해는 45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대(對)중동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원유 도입으로 우리나라는 중동 국가들에 대해 매년 수백억달러의 무역 적자를 내고 있다. 수쿠크를 발행하게 되면 원유를 사면서 낸 달러를 다시 우리나라로 끌어들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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