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튠(Auto―Tune)은 미국 '안타레스 오디오 테크놀러지스'사가 1997년 개발한 음조(音調) 보정용 소프트웨어다. 노래나 악기 연주에서 음계를 벗어난 음을 정확하게 맞춰주는 프로그램이다. "음치를 가수로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라고도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 다만 음정이 불안해서 도저히 음반으로 낼 수 없는 노래를 마치 잘 부른 것처럼 바꿔줄 수는 있다. '멜로다인', '웨이브스 튠'도 비슷한 소프트웨어다.

노래 파일을 이대은 엔지니어(오른쪽)가 오토튠으로 보정하고 있다.

애초엔 흔들린 음조를 바로잡는 데 쓰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노래 전체를 이 프로그램에 맞춰 보정하는 가수들도 많다. 또한 목소리를 기계음처럼 바꿔주는 '보코더(vocoder) 효과'를 낼 수 있어, 마치 로봇이 노래를 부른 것처럼 바꾸는 데 쓰이기도 한다.

오토튠으로 목소리를 왜곡해서 처음 히트시킨 사람은 미국 여가수 셰어다. 그는 1998년 오토튠으로 음색을 비튼 노래 '빌리브'의 성공으로 많은 가수에게 영향을 미쳤다. 2000년대 중반 들어 R&B 가수 T―페인이 오토튠으로 조작한 노래들을 대거 발표하면서 다시 '오토튠 바람'이 불었다. 현재 '아이 엠 T―페인'이란 아이폰용 앱도 나와 있다. 국내에서는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 같은 노래가 일부러 음성을 왜곡한 경우다.

'오토튠 논쟁'은 음성 왜곡이 아니라 과도한 음조 보정 때문에 생겨났다. 미국 여가수 앨리슨 무어러는 음반 케이스에 '절대로 음조 보정(pitch correction) 하지 않았음'이라는 스티커를 붙여 판매했다. 래퍼 제이―Z는 2009년 'D.O.A.(Death Of Auto―Tune·오토튠의 종말)'라는 곡을 발표했다. 작년에는 영국의 TV 오디션 프로그램인 'X 팩터'가 출연자들의 노래를 오토튠으로 고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존 메이어, 셔나이어 트웨인, 페이스 힐 같은 유명 가수들도 "양질의 녹음을 위해 오토튠을 쓴다"고 고백했다.

음악계에서는 과도한 오토튠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모든 가수의 모든 노래가 완벽한 음정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몰개성적이며, 가수는 기계에 의존하기보다 최선을 다해 노래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