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쇼크 축복인가 재앙인가] 요양·재활·오락… 노인을 위한 기능 다 모았다

입력 2011.02.06 02:56 | 수정 2011.02.06 04:03

[100세 쇼크 축복인가 재앙인가] [13] '미래형 노인 도시'
日 도야마의 노인 요양시설
동네에 사는 노인들도 찾아 차 마시고 관절치료도 받아

복지관 따로, 병원 따로, 문화시설 따로, 요양원 따로…. 노인 시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이용자가 발품 팔며 돌아다니는 게 당연한 줄 알았다.

그런데 일본 도쿄에서 북쪽으로 300여㎞ 떨어진 중소도시 도야마(富山)에 가보니 달랐다. 이곳에선 다양한 노인 시설을 한곳에 모아 이용자가 간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게 만든 '알펜 리하비리지'(이하 알펜)가 '미래형 노인도시'로 각광받고 있었다.

"미래형 노인도시"

알펜은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시설이다. 첫눈엔 규모가 큰 2층짜리 학교 교사(校舍) 정도로 보였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가자 별세계가 펼쳐졌다.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1층엔 노인 재활센터가 자리 잡았고, 안쪽으로 계속 걸어가자 병원·요양원과 목공예실 등 다채로운 문화센터가 잇따라 나타났다. 1만1804㎡(3577평) 대지에 건평 7109㎡(2154평). 웬만한 쇼핑몰만큼 널찍한 이곳은 노인을 위한 모든 시설과 서비스를 집적시킨 '노인 부락'이다. 그래서 이름에도 '재활'을 뜻하는 영어 단어(rehabilitation)와 마을(village)을 합친 '리하비리지'가 들어간다.

인구 42만인 도야마시는 65세 이상 비율이 24.2%(11만명)에 달한다. 2008년 문을 연 알펜은 이런 고령화 사회의 산물이다. 각 시설을 높낮이가 없는 평평한 복도로 연결해 무릎이 안 좋은 고령자라도 걸어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알펜은 크게 몸이 불편한 노인이 입원 치료를 받는 본관과 노인 요양원으로 쓰이는 별채 두 개로 나뉜다. 본관 1층 입구 바로 옆엔 몸이 불편한 노인들이 이용하는 재활센터가 있다. 환자 상태·증상에 따라 다양한 의료 기구가 구비된 물리 치료실 한편엔 실물 크기 2LDK(부엌+거실+방 2개) 주택의 모델하우스도 있다.

치료사 다케나카 마코토(竹中誠)씨는 "노인들이 퇴원 후 집에서 생활에 빨리 적응하도록 모형 안에서 실제로 생활하는 훈련을 한다"며 "오래된 집들은 대체로 문지방 턱이 있기 때문에 일부러 문턱까지 살려 놓았다"고 했다.

노인을 위한 온갖 기능이 집적된‘알펜 리하비리지’의 재활치료실에서 일본 노인들이 줄을 당기며 근력 강화 운동을 하고 있다. 햇살이 화사하게 쏟아지는 공간이었다. 사진엔 안 보이지만 이들 옆에 전문 트레이너가 붙어 세심한 지도를 해주고 있었다. /민봉기 기자 bongs85@chosun.com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공간"

입원이 필요한 노인은 1층 진료실·건강 검진실에서 종합 검진을 받은 뒤 2층 개인 요양실(총 60가구)에 입소한다. 치료·숙식비까지 한 달 약 7만엔(100만원)을 받는다. 개개인 상태에 따라 방 모양도 다 다르다. 예를 들어 뇌졸중으로 몸 오른쪽이 마비된 노인과 왼쪽이 마비된 노인을 위한 방은 구조와 가구 배치가 정반대다. '맞춤형 설계'다.

1층 그랜드 피아노가 있는 공동 휴게실 옆엔 목공예실·서예실·체육관 등이 모여 있어 노인들이 재활 훈련을 받다가 내키는 대로 문화 활동도 할 수 있다. 커다란 불가마가 설치된 도예실이며 실내 비닐하우스까지 갖춰져 있어 웬만한 문화센터는 명함도 내밀기 힘들 정도다.

별채 두 동엔 건강한 노인을 위한 요양원(100실)과 치매·전신마비 등 전문 의료인이 필요한 노인용 치료 요양원이 들어서 있다. 요양원은 낮 시간 동안 1층에서 동네 노인들에게 점심 식사를 제공하고, 종이접기·미술 등 취미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데이케어 센터를 운영한다. 지역 농수산물과 특산품을 싼값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가족과 함께 사는 마을 노인들 발걸음도 끊이지 않는다. 낮에 데이케어 센터에 와서 서예를 하고, 요양원에 사는 친구를 만나 차를 마신 뒤 무릎 관절 치료를 받고 특산물 코너에서 손자 군것질거리를 사 가는 것까지 전부 '작은 노인 도시' 알펜에서 원스톱으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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