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키스방 단속해도 미꾸라지처럼…

    입력 : 2011.01.29 03:06 | 수정 : 2011.01.29 10:21

    처벌? 불법행위 현장 포착이 어려우니…
    전단? 음식점처럼 야하지 않게 만드니…
    10代? 청소년 출입 막을 방법이 없으니…

    / 그림=이동운 기자 dulana@chosun.com
    일명 '키스방'은 남성 손님이 돈을 내고 작은 공간에서 여성 종업원과 신체접촉을 하는 곳이다. 2007년부터 유흥가와 대학가를 중심으로 퍼졌고 주로 인터넷을 통해 손님을 모은다. 작년 말 현재 세무소에 '키스방'이라는 이름으로 신고한 업소만 전국에 약 150곳. 키스방은 단속의 사각지대다. 직접성행위와 유사성행위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에선 유사성행위를 하거나 2차 성매매를 하는 키스방이 나오면서 '단속과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2010년 11월 키스방 홍보 전단을 청소년유해 매체물로 결정해, 노출이 심한 여성 사진과 연락처가 적힌 전단을 배포하면 청소년보호법을 적용할 수 있게 했다. 이달 20일 처음으로 이 법을 위반한 키스방 운영자가 불구속 입건됐다. 여모(37)씨 등 32명이 경기도 일산에서 전단을 배포하다 단속에 걸렸다. 이들은 2년 이하의 징역을 받거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게 됐다. 그러나 키스방 안에서 벌어지는 행위에 대해선 처벌하지 못했다. 사건을 담당한 일산경찰서 관계자는 "불법 행위 증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유사성행위나 성매매를 직접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24일 오후 10시 서울 신촌의 한 건물 3층에 위치한 키스방. 가게 문을 열자 40대 남성이 카운터에서 요금을 받았다. 35분 4만원, 1시간 7만원으로 선불.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성 두 명이 각자 다른 방에서 나와 가게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어둡고 푸른 조명 아래 복도를 따라 양쪽으로 모두 10개의 방이 보였다. 손님은 방에 들어가기 전, 화장실에서 이를 닦고 와야 한다. 화장실에는 일회용 칫솔이 여러 개 꽂혀 있었다. 방(약 5㎡)에는 2명이 앉을 수 있는 소파가 놓여 있고 테이블 위에는 티슈와 가글액이 놓여 있다. 1988년생이라고 밝힌 이곳 종업원은 "전문대를 졸업하고 웨딩업체에서 1년간 일하다 돈이 잘 벌리지 않아 이 일을 하게 됐다"고 했다.

    종업원들은 오후 2시부터 11시까지 일하는 팀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일하는 팀으로 나뉘었다. 하루 평균 5~10명의 손님을 받고, 손님이 지불한 금액의 절반을 받는다. 종업원 수입은 한 달에 200만원부터 많게는 700만원인 경우도 있다. 손님은 20~60대로 다양하다. 종업원들은 "우리는 안 하지만 2차에 응하는 업소도 있다"고 말했다.

    위법행위 외에도 키스방이 갖고 있는 문제는 더 있다. 서강대 양성평등성상담실 변혜정 교수는 "10대들이 이런 업소를 찾는다고 해도 제지할 방법이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했다.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큰돈 들이지 않고 성적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해서 키스방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여성들은 몸을 이용해 돈을 쉽게 번다는 이유로 키스방에서 일한다.

    그나마 지금은 홍보 전단을 근거로 키스방을 단속하고 있지만 전단 내용을 바꾸면 처벌할 수 없는 것도 문제다. 최근 강남의 유흥가에서 성매매 업소의 홍보 전단에 여성의 야한 사진을 싣는 대신, 음식점 홍보 전단처럼 만드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하는 곳이 늘고 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키스방이 이처럼 변형된 전단을 사용할 경우 그나마 단속할 수 있었던 근거도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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