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11일 입적한 법정(法頂) 스님의 책들이 대량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고 중앙일보가 20일 보도했다.
법정 스님은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겠다.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는 출간하지 말아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 신문에 따르면 법정 스님의 책을 낸 출판사들과 스님의 유지를 따르는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는 스님의 유언에 따라 스님의 책을 2010년 말까지만 판매하기로 지난해 합의했다. 현재 팔리지 않은 남은 책을 모두 처분할 경우 50만 부가 넘을 것으로 추산돼 출판 사상 최대의 폐기 소동이 예상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산에는 꽃이 피네’(2009) 등 스님의 책을 5종 이상 펴낸 문학의숲(대표 고세규)은 지난해 12월 27일 “스님의 모든 책을 반품해 달라”는 공문을 모든 거래 서점에 보냈다. 고 대표는 “조만간 반품이 모두 완료되면 약 10만 부를 폐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홀로 사는 즐거움’(2004) 등 스님의 책을 11종이나 펴낸 샘터 출판사 김성구 대표는 “약 20만~25만 부가 반품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위즈덤하우스·이레 등 다른 출판사들의 수량까지 합치면 50만 부가 넘을 것이라는 게 출판 관계자들의 추산이라고 중앙일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