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쇼크 축복인가 재앙인가] 2030년 뇌혈관·간질환 사망 급감… 癌 이어 심장질환·폐렴 2·3위(사망 원인)

조선일보
  • 특별취재팀
    입력 2011.01.05 03:01 | 수정 2011.01.05 08:47

    [100세 쇼크 축복인가 재앙인가] [3] 생로병사의 루트가 바뀐다
    건강검진 항목도 달라져야… 사망 연령 고령화 따라 세대별 위험 질병도 변해
    60~70대 여성 자살 급증… 2030년 사망원인 9% 육박 뇌혈관·당뇨보다 무서워

    1945년생 해방둥이 강성래(66)씨의 고향은 섬이다. 병풍 같은 상록수림 아래 오밀조밀한 밭두렁이 이어지는 전남 보길도에서 자랐고 대위로 군을 전역해 고교 교련교사가 됐다. 학생들 가르치는 일이 즐거웠지만 정년에 앞서 7년 전 명퇴를 택했다. 척추관협착증으로 오래 서 있기 힘들어 앉아서 가르치자니 스스로 제자들에게 면목이 없었다.

    그는 "장수(長壽)는 축복이지만, 나이 먹어서 몸이 아파 자리보전이라도 할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3년 전 80대 장모가 치매로 요양원에 들어간 뒤 이런 걱정이 부쩍 늘었다. 강씨의 부인(61)은 혼자 시골집을 지키는 친정아버지(90) 생각에 걱정이 많다. 부인 자신도 류머티즘 관절염과 당뇨병이 있다.

    사망연령의 후퇴

    보통 사람도 상당한 확률로 100세 가까이 사는 시대, 생로병사의 루트도 대폭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신(新)기대수명을 산출한 고려대 박유성 교수팀이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아 통계청의 사망자·사망원인 통계(1997년 1월~2007년 12월)를 토대로 예측한 결과, 앞으로 20년간 연령대별 13대 사망원인이 크게 변해간다는 결과가 나왔다.

    핵심 키워드는 '사망연령의 고령화'였다. 똑같은 질병이라도 그 병에 따른 사망연령은 지금보다 5~10년 정도 올라가는 경우가 많았다.

    가령 암의 경우, 사망자가 가장 많이 집중된 연령대가 2010년(남성 70대 초반·여성 70대 후반)보다 2030년엔 5~10년 정도 늦춰졌다(남녀 모두 80대 초반). 폐렴 사망자가 집중된 연령대 역시 2010년(남성 80대 초반·여성 80대 후반)보다 5년 뒤로 후퇴했다(2030년 남성 80대 후반·여성 90대 초반). 남성 고혈압 사망자가 집중된 연령대(80대 초반→80대 후반), 여성 당뇨병 사망자가 몰린 연령대(70대 후반→80대 초반)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같은 병이라도 사망연령이 후퇴한다니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박유성 교수는 "건강검진의 목적은 그 나이에 가장 위험한 질병을 조기에 찾아내는 것인데, 세대별로 조심해야 할 질병 항목이 달라진다는 뜻"이라고 했다.

    1939년생 토끼띠 남성

    가령 1939년생 남성은 현재 살아 있는 사람 1000명 중 380명은 2030년 이후까지 살고 620명은 그전에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박 교수팀은 예측했다. 그러나 이들이 '장수 레이스'에서 탈락하는 시점과 원인은 크게 달랐다.

    70대 초반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2011~2015년) 131명은 암(40.5%)·심장질환(11.9%)·뇌혈관질환(8.5%) 순으로 희생자가 나올 것으로 나타났다. 70대 후반을 거쳐 80대 초반을 통과하는 시기에 사망하는 사람(2016~2025년) 324명은 암과 뇌혈관질환의 위험이 조금씩 줄고 대신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두 배 가까이(15% 안팎) 늘어날 전망이다.

    80대 후반에 사망하는 사람(2026~ 2030년) 155명은 암(8.4%)· 뇌혈관질환(1.6%)이 크게 줄고 심장질환(13.3%)이 주춤하는 대신, 폐렴(20.1%)이 최대 사망원인으로 떠오를 것으로 나타났다.

    1951년생 토끼띠 남성

    올해 만 60세가 된 1951년생 남성의 경우 60대 초반부터 70대 후반까지 모든 기간(2011~2030년)에 걸쳐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 비율이 절반에 육박했다(45.1~48.6%). 암이 최대 사망원인인 것은 앞선 세대와 마찬가지지만, 실제로 암에 걸려 사망하는 비율은 좀 더 높다는 얘기다.

    1951년생 1000명 중 60대 초반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2011~ 2015년) 42명은 암(45.1%)· 심장질환(10.5%)·자살(6.9%) 순으로 희생자가 나왔다. 60대 후반에서 70대 초반을 지나는 시기에 사망하는 사람(2016~2025년) 183명은 암이 약간 늘고 자살이 감소한 대신, 심장질환(11~12%)이 많이 늘어났다. 70대 후반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2026~2030년) 69명은 6명 중 1명이 심장질환(17.6%)으로 사망할 것으로 나타났다.

    요컨대 똑같은 '70대 사망'이라도 앞선 세대(1939년생)에 비해 뇌혈관질환 사망자는 적고 암·심장질환 사망자는 많다는 것이 1951년생 남성의 특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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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 여성의 경우

    사망패턴의 또 다른 키워드는 '60~70대 여성 자살'이다. 1939년생 토끼띠 여성의 경우, 70대 초반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2011~ 2015년·1000명 중 72명) 가운데 3.5%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으로 예측됐다. 암·심장질환·뇌혈관질환·당뇨병에 이어 사망원인 5위에 해당한다. 폐렴(2.7%)·고혈압(2.4%)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자살로 세상과 작별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세대가 내려갈수록 더 뚜렷해졌다. 1951년생 토끼띠 여성의 경우, 60대 초반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2011~2015년·1000명 중 15명) 중 자살이 7.2%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령대 사망자 중에서 자살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60대 후반(8.8%)을 거쳐 70대 초반(8.8%)까지 계속 늘어나다가 70대 후반(8.0%)에야 다소 주춤한다. 60~70대를 통틀어 자살이 암·심장질환에 이어 사망원인 3위를 차지해, 뇌혈관질환이나 당뇨병보다 더 무서운 사망원인으로 대두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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