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韓·日 군사협력의 목표와 한계 명확히 정해야

      입력 : 2011.01.04 23:32

      김관진 국방장관과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일본 방위장관이 오는 10일 서울에서 회담을 갖고 '한·일 군수(軍需)지원협정'과 '정보 보호협정'에 대해 논의한다. 국방부는 한·일간 첫 군사 분야 협정인 이 두 가지 협정을 올해 안에 마무리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미국·태국·터키 등 8개국과 비상(非常) 상황 발생 시 군(軍) 차원의 물자 및 서비스 제공을 골자로 하는 군수지원협정을 맺고 있고, 21개 나라와는 군사 정보 교류를 담은 협정을 맺거나 양해각서를 교환한 상태다. 군사 협력의 가장 기초적인 분야가 군수 및 정보 협력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일본과 추진 중인 협정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는 까닭은 상대가 일본이기 때문이다. 일제(日帝)의 한반도 강점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감안하면 일본과 군사 분야에서까지 협력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최근 동북아 질서가 '한·미·일(韓美日) 대 중·북(中·北)'의 대결 구도로 가는 듯한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의 직접적 군사협력이 가시화될 경우 이 구도가 굳어져버릴 수도 있다. 한국이 최대 교역국이자 한반도 평화와 통일 국면에서 미국과 더불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중국의 입장을 머리에 넣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대한민국이 동북아 대결 구도의 맨 앞줄에 서게 되는 것은 중·장기적 국익(國益)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菅直人) 일본 총리는 지난달 초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한국의 내부를 통과하는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했고, 마에하라(前原誠司) 외무장관은 신년 인터뷰에서 "한국과 안전보장 분야에서 동맹을 맺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미국도 한·일 군사협력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 모두 한·일 군사협력 강화의 첫 번째 이유로 북한 문제를 들고 있지만, 그 진짜 배경에는 '중국 견제용 판 짜기 전략'이 깔려 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실험들은 이런 움직임에 맞장구를 쳐주는 것이다. 걸핏하면 주체 철학, 주체 외교를 들먹이는 북한이 실제로는 나라 밖 세력이 한반도에 대해 발언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빌미를 계속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김일성·김정일 집단을 반(反)주체적·반민족적 집단이라 하는 것이다.

      정부는 일본과의 군사 협력의 목표와, 협력 가능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한·일 군사 교류·협력이 나라 안팎에서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부르지 않도록 전략적 지혜를 가다듬어야 한다. 정부는 미국과도 한·일 군사협력의 전략적 목표와 현실적 한계에 대해 솔직하게 논의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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