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북찬양 카페 운영자의 열병합발전소 설계도 유출 의혹 수사

입력 2011.01.04 14:39 | 수정 2011.01.04 15:39

친북 성향의 인터넷 카페를 운영한 혐의로 구속된 40대 남성이 국내에 건설 예정인 열병합발전소의 설계도를 입수해 자신의 개인 이메일함에 보관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 경찰은 이 설계도가 북한으로 넘어갔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4일 경기지방경찰청 등 수사기관에 따르면, 친북활동 혐의로 구속된 모 건설회사 간부 황모(43)씨가 열병합발전소의 설계도를 북한에 보냈는지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황씨는 인터넷 카페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사방사)’를 운영하면서 ‘황길경’이란 필명으로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이적표현물을 여러 차례 올린 혐의로 지난달 13일 구속됐다.

중견 건설업체에서 전력, 석유 등을 생산하는 설비를 지어주는 ‘플랜트(plant)담당 차장을 맡고 있던 황씨는 회사가 지방 모처에 건설할 예정인 열병합발전소의 설계도를 자신의 개인 이메일함에 저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국가기간산업인 발전소의 설계도는 외부로 반출되지 않게 회사에서 아주 엄격히 관리하는데, 황씨가 이 설계도를 회사 컴퓨터 외에 자신의 개인 이메일함으로도 전송한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수사기관은 김정일 부자(父子)에게 ’충성맹세문’까지 작성한 황씨가 이 설계도를 북한에 유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설계도를 개인의 이메일 주소로 보내, 보관함에 따로 저장한 것은 ‘고의적 유출’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수사기관의 한 관계자는 “아직 세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황씨가 설계도를 북한에 보낸 정황이 발견되면 즉각 추가 기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가 이 설계도를 북한 측 공작원과 접촉해 건넸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열병합발전소는 전기 생산과 난방용 열 공급을 병행해 에너지 이용률을 높이는 발전소다. 경찰이 설계도가 유출된 것으로 보는 이 발전소는 올 상반기에 착공해 2013년 4월 완공될 예정이다. 부지는 3만9596㎡(약 1만2000평)이며 총 2500여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다.

회사 측은 “기밀이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시스템을 철저히 갖추고 있지만, 정보를 고의적으로 유출하겠다는 마음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하지 않았겠느냐”며 “매우 유감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황씨는 지난해 11월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이 회사에서 해임조치됐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사방사)’ 카페에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이적표현물 380여건과 동영상 6편을 올려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공격 직후에는 “NLL(북방한계선)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무력으로 확인해준 사건입니다. 김정은 대장님이 하고 계십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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