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열병합발전소 설계도 유출 여부를 놓고 수사 중인 황모(43)씨는 온라인 친북 카페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사방사)’의 운영자다. 그는 ‘황길경’이라는 필명으로 인터넷 공간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이적(利敵) 게시물을 수백건 작성한 혐의로 작년 12월 구속됐다. 카페 회원들은 그를 ‘사령관’이라고 부르며 따른다.

경찰 등 수사기관에 따르면, 황씨는 평소에 말수가 적은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그는 건설회사에서 플랜트(plant·전력, 석유 등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공급하거나 공장을 지어주는 산업)’ 분야를 담당했다. 그는 경찰 조사가 있던 작년 11월, 회사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다. 그가 다녔던 건설회사 관계자는 “평소에는 그런 낌새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면서 “회사에 경찰이 들이닥쳤을 때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황씨가 지난해 회사의 신입사원 면접관으로 들어가 ‘한반도의 통일은 어떻게 돼야 한다고 보느냐’고 묻는 등 입사 지원자들의 대북관을 점검했다”면서 “운동권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닷컴이 입수한 황씨의 충성맹세문 '님에게 바치는 시'에 따르면, 그는 북한 체제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님'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代)를 지칭한다.

황씨는 이 시에서 "(님은) 60년 전, 피바다를 이루는 아비규환(6·25 전쟁)에서 쉬이 승리를 취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이 죄 많은 백성(남측 국민을 지칭)을 무엇 때문에 품에 안으려 하셨단 말입니까? 님의 온정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표현했다.

이어 "우리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 6000 전사는 장군의 깃발이 펄럭이는 폭풍호의 질주(북의 침공)를 목전에 두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면서 "영광의 축포, 행복의 만세 소리가 온누리에 울려 퍼지는 그날을 맞이하고자 한다"고 적화통일의 '그날'을 기대했다. 이 시는 "김정일 장군님 만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만세, 조선노동당 만세"로 끝맺는다.

경찰 관계자는 "'님에게 바치는 시'는 한마디로 우리들의 충성심을 알아달라며 김정일에게 바치는 '충성맹세문'"이라면서 "종북(從北)세력들은 적화통일의 그날을 '좋은 날'이라고 부르며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씨가 쓴 '님에게 바치는 시'외에도 이 친북 카페 회원 324명은 이와 비슷한 성향의 시 331편을 작성해 카페에 올렸다. 이 중 5명은 미성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님에게 바치는 시'가 올라오는 게시판을 철저히 비공개로 한 뒤, '잘 쓰면 역사에 남을 것'이라며 회원들에게 충성 시를 쓸 것을 독려했다. 

한 수사기관 관계자는 "황씨는 조사를 받으면서도 '좋은 날이 오면 심문관님과 제 자리가 바뀌어 있을 것'이라며 미소를 짓는 등 시종 여유를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