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쇼크 축복인가 재앙인가] 30년후(연금개혁 안할 경우) 당신이 탈 연금은 없다

조선일보
  • 특별취재팀
  • 김철중
    입력 2011.01.04 02:56 | 수정 2011.01.04 14:34

    내는 돈보다 받을 사람 급증, 국민연금·健保 재정 말라가
    "왜 내가 노인 부담 떠맡나" 세대간 '복지 딜레마' 풀어야

    #1. 신(新)기대수명을 산출해 '100세 쇼크'를 예고한 고려대 통계학과 박유성 교수팀 분석에 따르면, 2030년 65세 이상 인구는 1332만명이다. 통계청 예측치(1181만명)보다 151만명이 더 많다. 그만큼 국민연금 지급 부담이 늘어난다. 현재 국민연금 수급자의 1인당 평균 월 급여액이 80만원인 것으로 계산해보면, 2030년 한 해에만 14조5000억원의 연금을 더 지급해야 한다.

    더 심각한 것은 한 해만 지급하고 말 일이 아니란 점이다. 김원식 한국연금학회장(건국대 교수)은 "연금개혁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박 교수팀 예측처럼 '100세 쇼크'가 진행되면, 국민연금 고갈이 정부 예측 시점(2060년)보다 10~20년 정도 앞당겨져 이르면 2040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 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한 해에만 건보 재정이 1조3000억원 적자가 났다고 발표했다. 수명 연장과 고령화로 의료비는 늘어나는데, 국민들이 내는 보험료는 그만큼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공단측은 설명했다.

    건보 역시 100세 시대로 가면 재정파탄 위험이 더 커진다. 소득 대비 건보료 비율(5.3%)은 올리지 않은 채, 통계청 예측 수준으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선진국 수준으로 정부의 의료비 지원(공공보장률)이 이뤄진다고 가정할 경우 건보재정은 2030년에 66조2000억원의 천문학적 적자를 떠안게 된다(연세대 경제학과 김정식 교수팀).

    여기에다 통계청 예측보다 빨리 100세 시대가 다가온다면 건보 재정의 파산 시점이 더 빨라질 것은 분명하다. 김정식 교수는 "과잉 진료는 어떻게 막을지 등을 포함한 총체적인 건보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제도 자체가 위태로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행복한 100세 시대'를 뒷받침할 공적 보험제도엔 벌써부터 재정 위기의 경고등이 켜져 있다. 예상보다 빠른 '100세 쇼크'에 대비한 연금과 건보의 개혁을 지금부터 서둘러 진행하지 않으면 '복지 재앙'을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크다.

    하지만 해결책이 쉽지 않다. 건보와 연금 개혁은 개인과 정부의 부담 비율이나 젊은 세대와 늙은 세대 간의 부담 비율 등 극명하게 엇갈리는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데, 이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본지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남녀 1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77%)은 건강보험의 정부 지원 비율(보장성)을 더 높여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작 이를 위해 건강보험료를 더 내자는 주장에 대해선 열 명 중 절반 이상(52%)이 반대했다.

    또 국민연금 개혁을 놓고, '더 내고 덜 받는 방향으로 개혁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52.4%)이 반대했고, 찬성은 10명에 2명(24%)뿐이었다. 특히 국민연금 개혁을 놓고, 30~40대는 10명에 7명(68.9%, 69.4%)이 반대하지만, 60대 이상은 26.1%만 반대했다. 우리 사회에도 벌써 "더 많은 복지는 좋지만, 더 많은 부담은 싫다", "왜 내가 노인세대를 위해 과도한 부담을 떠안는가" 등 이른바 '복지 딜레마'를 둘러싼 갈등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별취재팀>

    김철중 의학전문기자·이인열 기자·곽창렬 기자·김경화 기자

    ▲해외취재(미국·일본·북유럽)
    김수혜 기자·염강수 기자·오윤희 기자·오현석 특파원

    ▲사진·방송제작
    정경열 기자·조인원 기자·이재호 기자·민봉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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